김주현 금융위원장 "국민의 삶 풍요롭고 번창하게 만드는 금융되도록"
김소영 부위원장 "교토삼굴... 최선의 대비하면 큰 도약 기회 찾아올 것"
이복현 금감원장 "토끼의 부지런함과 예민함이 필요한 시기"
이창용 총재 "기상악화 시 숙련된 파이럿 필요... 신뢰받는 파일럿 될 것"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 해를 앞둔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의 한 동물 체험 농장에서 토끼가 한복을 입고 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토끼’를 비유로 들며 새해 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 민속 문화 역사에서 토끼는 시작의 의미와 더불어 만물의 생장, 번창, 풍요를 상징해 왔다”며 “추위가 닥치면 따듯하게 품어주고 국민의 삶을 풍요롭고 번창하게 만드는 금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영리한 토끼는 3개의 숨을 굴을 파놓아 어려운 일을 면한다는 의미의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한 뒤, “잠재 위험요인을 미리 분석해 최선의 대비를 하고, 일반 투자자의 권익 제고와 불공정행위 근절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고, 글로벌 선진시장이 되기 위해 부족한 약점을 보완한다면 더 큰 도약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토끼가 가진 부지런함과 예민함으로 어둠 속에서도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라며 “잘 들을 수 있는 큰 귀와 험난한 장애물을 뛰어넘는 발을 지닌 토끼의 강점으로 충만한 한 해가 돼 현재의 어려움을 기회 삼아 내일의 재도약을 향해 정진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근고지영(根固枝榮) 천심유장(泉深流長)’을 인용했다. 그는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고, 샘이 깊어야 물이 깊게 흐른다는 의미”라며 “근본을 강화하고 내실을 충실히 다지다 보면 자본시장이 다시 힘차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토끼 대신 ‘파일럿’을 비유로 들었다. 이 총재는 “비행 시 기상악화로 시계가 불투명한 데다 활주로마저 좁아 연착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숙련되고 믿을 수 있는 파일럿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은은 축적된 경험과 균형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파일럿이 돼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표현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금융당국 수장들이 계묘년(癸卯年) 신년사를 통해 토끼의 생활방식이나 민첩성을 언급한 부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방책의 의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금융권,특히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가 '초위기 상황'이 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적극적이고 기민한 변화 혁신을 강조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