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에 핵훈련 통보…바이든 "심각한 실수될 것"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을 시작한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에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가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방사능 물질이 든 재래식 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떤 전술 핵무기라도 그 사용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행사 후 '러시아가 더티 밤이나 핵무기 배치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오늘 그것을 논의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그것이 거짓 깃발 작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나는 아직 모른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심각한, 심각한 실수가 될 것(serious, serious mistake)"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그롬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았냐'는 질문에 "통지를 받았다"면서 "이전에 강조한 대로 이는 러시아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일상적 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더티 밤이나 다른 유형의 핵무기를 배치한다면 후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상대로 '더티 밤'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러시아가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거짓 깃발'(위장)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러시아는 매년 10월 말 그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올해 훈련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과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미국에 사전에 통보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가 핵 연습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 위협 발언을 해온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핵무기 이동의 명분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연례 핵 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은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를 포함해 14개국의 항공기 60대가 참여하는 미국과 나토의 연례 핵억지 연습으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