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로 자회사 설립...무늬만 정규직”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들이 세금 71억원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5800여명을 간접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됐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6곳은 70억9000만원의 출자금을 조성해 자회사를 설립해 현재 5804명의 직원을 간접 고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677명에 비해 36%(2127명)가 증가한 수치다.
기관별 출자액을 보면 △산업은행 15억원(케이디비비즈) △중소기업은행 30억원(IBK서비스) △신용보증기금 5억원(신보운영관리) △예금보험공사 1억원(예울FMC) △한국자산관리공사 9억9000만원(캠코CS) △한국주택금융공사 10억원(에이치에프파트너스)이다.
6개 기관 모두 2018년보다 간접 고용 인원을 늘렸다. △산업은행 357명(64%) △중기업은행 1095(30%) △신용보증기금 240명(69%) △예금보험공사 73명(100%) △한국자산관리공사 266명(27%) △한국주택금융공사 96명(39%)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공공기관이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기업 등 세 가지 전환방식 중 취사선택하도록 한 바 있다.
고용 차별 방지를 위해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했으나 그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건강보험공단 사태 등 기존 정규직 직원과의 ‘노노갈등’과 취업준비생들의 ‘불공정 채용’ 반발 등 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곤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논의가 부족한 시점에 무리하게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하다보니 절차상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도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 고용을 했지만 ‘무늬만 정규직’이고 노동환경은 크게 변화되지 않아 세금은 세금대로 쓰고, 또 다른 갈등만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