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에, 시진핑 "국가동원체계 가동, 경쟁우위 달성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에 맞서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동원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우주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룩했던 국가동원체계를 가동해 자원을 모으고 중국의 미래에 중요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라며 "정부가 이 과정을 조율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생명공학에 진출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미국의 방해에 중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가 풀이했다.

미국은 화웨이와 ZTE 같은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수년 동안 제재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은 중국에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금지해 중국 연구기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중국은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은 민간 기업을 통한 기술개발보다는 정부 주도의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

경제 연구소 로듐 그룹의 조던 슈나이터 분석가는 "시장 관계자가 투자를 늘리도록 영향 주기보다는, 국가가 반도체 산업을 지휘하는 방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수백억 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생각보다 일이 풀리지 않았다. 결국 중국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주요 인사에 대한 반부패 조사를 진행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조사 대상에 자오웨이궈 전 YMTC 회장과 딩운우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총재 등이 포함됐다.

국영 중국중앙TV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략적 주도권을 얻기 위해 특정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오는 10월 16일 개막한다. 2017년 19차 대표대회에 이어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 연임이 결정될 예정이다.

중국관련 정책 연구소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켄트라 셰퍼 파트너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막는 방향으로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며 "최고 지도자들이 정부와 혁신가, 연구자가 만든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소련 시대의 우주 경쟁과 같은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NYT는 "시 주석이 이런 발언에 주목하기보단 중국의 기술 약점에 집착하고 있다"며 "마오쩌둥 시대의 하향식 계획 경제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