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치솟기만 하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7개월 만에 꺾였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둔화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 오름폭이 주춤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부문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1월 3.6%에서 2월 3.7%로 오른 뒤 3월 4.1%, 4월 4.8%, 5월 5.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과 7월엔 각각 6.0%, 6.3%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료 기획재정부)
8월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데는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공업제품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 컸다.
공업제품 상승 폭은 7.0%로 전월 8.9%보다 내려갔다. 기여도도 전월 3.11%포인트(p)에서 2.44%포인트로 하락했다. 석유류는 19.7% 올랐다. 경유(30.4%), 휘발유(8.5%), 등유(73.4%) 등이 오르면서다. 하지만 석유류 오름폭은 전달(35.1%)보다는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8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연중 물가상승을 견인해온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데 주로 기인한다"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유류세 인하 등의 노력이 결부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농산물과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상승세다. 농축수산물은 7.0% 올라 전월(7.1%)보다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지만, 이 중 농산물은 상승 폭이 10.4%로 전월(8.5%)보다 커졌다. 농산물 상승률은 지난해 6월(11.9%)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월(25.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6~7월 할당관세 적용 이후 축산물(3.7%) 상승 폭은 전월(6.5%)보다 낮아졌다.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상승률이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최고치다. 보험서비스료(14.9%)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4.2% 올랐다. 집세는 1.8%, 공공서비스는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명절 성수기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안요인이 지속 잠재되어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해서 모든 정책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