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 공문관리 등 내부통제 미흡 지적
◆…우리은행. 연합뉴스 제공
우리은행 본점 직원에 의한 횡령금액이 당초 알려졌던 금액보다 74억원 가량 많은 총 697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2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8년간(2012년 6월~2020년 6월) 8회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사고자는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A사 출자전환주식 42만9493주(당시 시가 23억5000만원)를 무단 인출했다. 사고자는 팀장 공석 시 OTP를 도용해 무단결재하고 A사 주식을 빼냈다.
또 그는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 관리 중이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614억5000만원을 3회에 걸쳐 횡령했다. 직인을 도용해 출금하거나 관련 공‧사문서를 위조해 출금결재를 받는 방식이었다.
아울러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 매각 계약금 등 59억3000만원도 4회에 걸쳐 횡령했다. 사고자는 예치기관에 출금 요청 허위공문을 발송해 계약금을 지급받았으며, 실제 매각한 자금 중 주요 채권자에 배분하고 남은 소액채권자 몫 1억6000만원가량을 동생 명의 회사로 이체했다.
금감원은 “사고자 개인의 일탈이 주된 원인이지만,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사고자는 10년 이상 기업개선부에서 동일 업체를 담당하고,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선정되지 않았으며,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에는 파견 허위보고 후 무단결근했다.
공문관리도 미흡했다. 은행의 대외 수‧발신 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자의 대외 수‧발신 공문 은폐 또는 위조가 가능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본부부서 자행 명의 통장의 거액 입출금 거래가 이상거래 발견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 적발이 되지 않는 문제도 지적됐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공동 T/F를 구성‧운영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