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설리번·中양제츠 회동...美, "北 핵실험 우려 전달"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가능성,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 논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 제재안에 중국이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에게 우려를 표명했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이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했다”며 “이들은 5월 18일 전화 통화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미중 관계의 주요 현안과 지역 및 글로벌 안보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4시간 30분간 이어진 회담 뒤 열린 전화 기자설명회에서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 "설리번 보좌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및 핵실험 준비에 대해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주도의 새 유엔 대북제재안을 중국이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이 제안한 대북 추가제재안에 나란히 반대하면서, 유엔총회 결의안 통과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양 국원에게 2017년 중단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경고했지만, 중국은 추가 핵실험을 원치 않기 때문에 제재로 북한을 몰아세워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미국이 일부 제재 해제나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하고, 이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이 새로운 대북제재에 동의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각국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을 교환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미사일 및 핵도발에 대해 미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또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의 회담을 포함해 미중간 고위급 소통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향후 몇 달 안에 추가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미중관계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미국이 이에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을 동원해 국제사회에서 중국 경제와 군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관계를 맞이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최근 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반드시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며 미국 등 외부 세력이 대만 독립을 돕는다면 전쟁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