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비(非)풍토 지역 1000여명 확진...공기전파는 확인된 바 없어"

원숭이두창이 유럽·미주 등 비(非) 엔데믹(풍토병) 지역 감염 사례가 29개국에서 1000건이 넘어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으로 출현해 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올해 1400여 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하고 66명이 사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다만 WHO는 아직까지 비 풍토병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비 풍토병 지역에 원숭이두창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예방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발병 상황이 지역 감염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집에서 격리할 것을 권고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인 그는 "(지난 40여 년간 아프리카에서 발병해 온) 원숭이두창이 수수방관하다 고소득 국가에 나타나기 시작하자 이제야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불행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여성 감염 사례도 보고됐지만, 아직까진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감염자가 대부분이다. WHO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전염을 막기 위해 유엔에이즈계획(UN AIDS)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있다.

한편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공기로 전파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WHO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브리핑에 동석한 로자먼드 루이스 WHO 긴급 대응 프로그램 천연두 사무국장은 “타인과의 밀접 접촉이 주된 전파 경로”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형태의 미세 침방울에 의한 감염 여부는 아직 완전히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보건·의료 종사자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보건종사자들과 밀접접촉자(감염자와 성관계한 사람 포함)의 경우 노출 후 4일 내 백신접종을 하는 것도 일부 국가에선 검토 중이라고 WHO는 전했다.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자에게 1980년 근절된 천연두(smallpox)용으로 개발된 백신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약 85%의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비 브리안드 WHO 고위 연구원은 현재 WHO가 천연두 예방백신의 효능을 평가 중이며, 이전에 백신 공급을 약속한 제조업체 및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