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주식 양도세·가상자산 등 尹 공약에 잇단 신중론

추경호 "주식 양도세,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것"

"가상자산은 기타소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과 배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양도소득세의 존폐 여부와 가상자산 기본 공제금액 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주식 양도세 폐지와 가상자산 공제 상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주식 양도세 도입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의 질의에 "조세원칙과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투자자 보호 등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법에 따르면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의 합산 순이익이 5000만원을 넘는 경우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20~2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주식 양도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추 후보자는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

아울러 추 후보자는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한 양도세 우대세율 적용의 경우 "행정 집행 부담과 장단기 과세 차별을 폐지하는 국제적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상자산 과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의 질의에는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에 포함하는 방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소득은 국제회계기준과 현행 소득세 과세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공제금액을 금융투자소득에 맞춰 상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 원칙과 국제적인 가상자산 과세 추세, 거래 투명성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가상자산 투자 소득을 주식 등과 같은 금융투자소득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금융투자소득과 기타소득의 투자자는 혜택이 다르다. 국내 상장 주식에서 발생하는 금융투자소득은 기본 공제금액 50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손익 통산과 이월공제 혜택도 주어지지만, 가상자산 소득을 비롯한 기타소득은 기본 공제금액이 250만원에 불과하고, 이월공제 등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윤 당선인은 가상자산의 성격 규정 없이 공제금액을 500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