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10조 더 생기며…추경 추진동력 돼
당장은 추경 재원 대부분 적자국채(11조원)로
"너무 적다" 與野 압박에 증액될 가능성 커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장착하고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다. 정부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은 작년 '초과 세수'를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소기업에 환류시키겠다는 게 정책목표다. 연초부터 추경을 하는 건 이례적인 만큼,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지원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야 모두 14조원 규모의 추경이 "너무 적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정부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이번 추경안의 규모는 14조원이다. 추경으로 재정이 보강되면서 올해 총지출 규모는 당초 607조7000억원에서 621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돈은 빚으로 채운다. 정부 예상보다 작년 세수가 약 10조원 더 걷혔지만, 4월 결산 일정을 감안하면 당장은 쓸 수 없는 돈이다. 재원 조달을 위해 11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한다. 나머지 2조7000억원 가량은 공공자금관리기금 여유자금으로 메꾼다. 기재부는 "현 시점에서 활용 가능한 재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초과세수는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승인(법정기한 4월 10일) 이후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추경에서 80%가 넘는 재원(11조5000억원)은 소상공인 지원에 사용된다. 소상공인·소기업 320만개를 대상으로 방역지원금(300만원)을 주거나, 경영 피해 규모에 따라 보상금(손실보상액, 최대 500만원) 지급 등에 투입된다. 방역 보강엔 1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이 쓰인다. 중증환자 병상 확보, 재택치료자 생활지원비 지원 등이 주요사업이다. 또 예비비 1조원 가량을 추가 확보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방역지출 등 예측하지 못한 소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함이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로 세수 호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빚 있는 추경'을 꾸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0%(본예산 기주)에서 50.1%로 오른다. 금액으로 따졌을 땐 11조3000억원 늘어난 1075조7000억원이 된다. 현재까지 지난해 초과세수를 향후 국채 상환으로 사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총수입(553조6000억원)은 달라지지 않고 총지출에 변화가 생기면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54조1000억원에서 68조1000억원이 된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마이너스(-) 3.2%로, 올해 본예산보다 0.7%포인트 오른다.
14조원 규모의 정부안을 두고, 그 규모를 늘리려는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증액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정부에 '소상공인에 대해 현행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지원금을 늘리고, 손실보상률은 현 80%에서 100%로 확대, 손실보상 하한액도 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요구안을 전달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최대 35조원 규모의 추경이 이루어져야 한단 목소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25조원에서 30조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제안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