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점에 달했다 “병실도 의료진도 한계에 봉착”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7850명, 위중증 환자 964명, 사망자 70명을 기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처음 시행된 지난 11월 1일과 비교했을 때 확진자 수는 약 4.7배, 위중증 환자의 경우는 2.8배가량 증가했고, 특히 사망자는 7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일상회복 시행 당시 '전담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7일 이동평균 60%' 이상일 때' 경고를 내리고,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일 때'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86%로 '비상계획' 발동 기준인 75%를 한참 웃돌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과 인천이 89%, 경기가 82%를 가동하고 있다.

 

중요한 문제는 방역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의료진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김혜정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14일 저녁 KBS 9시뉴스 인터뷰에서 "중환자실 인력이 별도로 배정되지 않아 지금까지 일반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를 차출하고 있다"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전했다.

 

정형준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공공의료위원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확산세가 계속될 시 얼마나 버틸 수 있냐는 질문에 “거의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료붕괴 상황까지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응급실에 대기자가 많아 의료진들이 코로나 환자에게 집중된다”며 “비코로나 환자들에 대한 응급실 진료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K방역이라고 하지만 의료인들한테 희생을 짊어지게 한다”며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닌데, 희생을 강요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힘들고 불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병상의 포화 또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은 14일 저녁 KBS 9시뉴스 인터뷰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환자들은 일반 병실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응급실에서는 입원이 필요한 환자까지 돌려보낸다"며 중환자 병상을 늘릴수록 일반 환자가 입원할 병상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상태가 안 좋아진 환자들은 병상이 언제 나오는지 물어온다”며 “전국적으로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까 대기 순번이 있어 바로 자리가 나지 않는다. 환자들은 힘들다고 얘기하시니까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 역시 같은 날 KBS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환자 병상에 입실도 못 해보고 사망하는 사례들이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가다가는 하루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오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곧바로 입원이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사실상 없다고 보았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위중증 환자 숫자가 더 늘어나면 일반 진료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현 상황을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4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방역과 민생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우물쭈물한다는 그런 비판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역을 총괄하고 있는 김부겸 총리는 15일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현 방역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좀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며 "대책이 시행된다면 또다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을 위해 적절한 손실보상 방안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