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파산에 당국 개입...심각한 위험 아니다”

유진투자증권 “중국 당국, 부동산 규제 완화...리스크 확산 차단 나서”
“은행간 금리·회사채 시장·부동산 가격 안정적”

유진투자증권 백은비 연구원은 10일 ‘이자 지급 실패한 헝다, 심각한 위험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헝다 사태는 지방정부가 개입해 유동성과 신용을 지원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연구원은 “앞으로 광저우 정부가 채권자, 은행과 적극 소통해 자금 회수가 연쇄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헝다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은 지난 3일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 상환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다고 공시했다. 헝다는 유예 마지막 날인 6일에도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지만 공식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에 9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가 헝다의 투자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헝다의 디폴트는 공식화됐다.

백 연구원은 “은보감회(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감회(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주요 관리감독부처가 규제 조치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헝다 리스크는 올해 7~8월부터 이어졌는데 이전과 달리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간 금리나 회사채 시장이 안정적이고, 부동산 가격 역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개발 업체로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백 연구원은 “중국 정책 특성상 주택 분양자와 거래처 미지급금에 대한 처리가 최우선이고 해외 채권 상환은 가장 후순위”라며 “해외 채권자의 손실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자금 유출로 홍콩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헝다가 자국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만 우선 상환해 자국 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경우 23조원에 육박하는 역외 달러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