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접수 시 액면가의 72% 환불 안내
직접 찾아간 고객에 ‘비밀유지’와 함께 액면가의 48% 환불
◆…머지포인트 앱 캡처
‘무제한 20% 할인’으로 인기를 끌던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서비스를 돌연 중단한 가운데 13일 피해자들이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사업장을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머지플러스는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방문 고객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면서 온라인으로 접수한 고객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오픈마켓 등에서 액면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머지머니를 구매해 음식점, 마트, 편의점을 비롯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1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유치하며 인기를 끌었다. 머지머니 외에도 월 1만5000원의 구독료를 내고 2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머지플러스, 연간할인권 개념의 머지패스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자금융업 미등록 이슈가 불거지며 위기를 맞았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 전자금융업 등록이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을 수용해 11일 머지플러스는 음식점을 제외한 나머지 가맹점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13일 현재 모든 브랜드가 사용 불가한 상태다.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치고 4분기 중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환불 신청을 한 고객에게 머지머니 구매 가격의 90%(액면가의 72%)를 환불하겠다고 안내했다. 머지플러스 구독료의 경우 할인금액을 차감한 후 90%를 환불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환불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00%가 아닌 90%를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의견과, 부도 위기인 만큼 90%라도 받아야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고객들이 머지플러스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건물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제는 머지플러스가 본사를 찾아간 피해 고객에게 머지머니 구매가의 60%(액면가의 48%)를 환불해 주었다는 것이다. 앞서 머지플러스는 환불 신청 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일부 고객에게 합의서와 함께 환불을 진행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금 인증이 이어졌다.
합의서에는 고객이 사업장을 방문해 환불받은 사실을 제3자에게 공유하지 않도록 하는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됐다. 이어 고객에게 ‘머지플러스가 성실과 신의로 환불 대응했음을 증언 또는 증명해달라’며 향후 소송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머지플러스가 일부 고객에게만 환불을 진행하고 법적 분쟁에서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속셈이라며 환불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소액이라도 환불 받는 게 낫겠다며 본사로 향하기도 했다.
◆…자료=머지플러스 제공
한편, 머지플러스는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머지포인트의 수익모델을 공개하며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다. 머지포인트는 선불결제인 머지머니 위주에서 정기결제인 머지플러스, 머지패스로 확장해 ‘할인 구독 커머스’를 목표로 제시했다. 결제 인프라도 모바일상품권에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기반 카드결제망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올해 총 상품 판매량(GMV)이 211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127억, 2020년 940억원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현재까지 머지포인트의 누적 적자는 674억원에 달했다. 적자 규모는 2019년 56억, 2020년 238억에 이어 올해는 7월까지만 해도 380억원을 기록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존 사용자에게 할인을 제공하며 발생한 적자를 신규 회원의 결제로 막는 일종의 ‘폰지사기’라는 의견이 잇따르며 머지플러스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