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
운전자들 가격 상승 우려로 연료탱크 채우고 있어
콜로니얼 송유관, 미 동부 연안 필요량의 절반 공급
일부 지역에 단기적 영향으로 머물 것
◆…휘발유 주유기 (사진 로이터)
미국 최대 송유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중단 사태가 닷새째로 접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남동부 연료 재고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전자들이 공황 구매를 시작하면서 유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연료추적회사 가스버디는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유소 가운데 각각 7.5%와 5%가 연료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휘발윳값이 6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조지아는 운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판매세를 덜어주기로 했고 노스캐롤라이나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캐롤라인 리처드슨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은 주유소에서 갤런당 15센트를 더 내면서 "몇몇 친구들이 휘발유를 아끼고자 주말에 다른 도시로 떠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콜로니얼은 성명으로 이번 주말까지 8,850km에 이르는 송유관 서비스를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송유관이 미국 동부 연안 지역이 필요로 하는 연료 공급량의 절반을 담당한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당해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는데 이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날 롭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은 콜로니얼 중단 사태에 "미국 핵심 인프라에 대한 매우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2.99달러로 올라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소비자들에게 연료 비축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이 영향으로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태가 사이버 전문 범죄집단인 '다크사이드'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다크사이드는 단속을 피하고자 구소련 지방인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활동하며 구소련 지역 언어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목표로 삼진 않고 있다.
랜섬웨어는 크래커가 컴퓨터 시스템을 쓰지 못하게 막고 사용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이날 주미 러시아 대사관은 러시아 정부가 송유관 공격과 관계없다고 밝혔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송유관 해킹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크래커들이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크사이드가 얼마나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는지는 콜로니얼이 이 조직에 돈을 낼 것일지 말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브랜든 웨일스 미 국토안보부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 국장 대행은 "미국 인프라에 대한 정교한 사이버 공격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교통부는 9일 콜로니얼의 유류 공급 중단으로 직접 영향받은 17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육로 연료 운반과 연료 운반 트럭운전수의 추가 근로가 허용됐다.
이달 말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앞두고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을 포함한 주말은 전통적으로 운행량이 많다.
콜로니얼 송유관을 통해 석유 제품을 제공하는 정유회사들이 생산을 줄였다. 마라톤 정유는 송유관 중단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중단 사태가 일부 지역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겠으나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해의 경제적 영향을 연구하는 ENKI 연구소의 척 와슨 연구책임자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겠지만 2주 뒤엔 아무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