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바이든 시대가 한국 수출에 도움돼
바이든 승리로 한국 수출 0.6~2.2% 성장 예상
단기적으론 미대선 직후 대미 수출 역성장하는 경향 있어
미대선 다음 해 수출액 성장률 평균 –4.2%
◆…미국대선결과에 따르는 한국 경제 파급 영향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바이든이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면, 트럼프 시대보다 장기적으로 한국기업의 수출에 더 도움 될 전망이나 단기적으론 미대선 직후 대미 수출이 역성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의 승리가 한국 수출에 더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무디스의 예측 결과를 토대로 한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상호관계를 고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바이든 당선 시 한국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이 더 확대되는 것으로 봤다.
무디스의 9월 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과 함께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를 차지하면 2030년까지 미국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2.9%를 기록하리라 전망했다. 또한 바이든 당선에 따른 재정 확대와 증세로 인해 미국 경제가 받는 악영향은 장기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1% 상승하면 한국 수출 증가율이 2.1%, 경제성장률은 0.4% 상승한다. 이번 바이든의 승리로 미국 경기에 영향을 받는 한국 수출은 0.6~2.2%, 경제성장률은 0.1~0.4%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가 재선됐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 내려갈 전망이었다.
연구원은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국제 통상 질서를 존중하며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역 제재보단 동맹국 연합을 통한 간접적인 무역 제재를 펼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교역이 개선돼 수출 중심인 한국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어 바이든 후보가 기후변화 관련된 친환경 정책과 정보기술 산업 규제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그가 당선되면 제약, 반도체, 전기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기업 진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대선 다음해 대미 수출액 전년대비 성장률 추이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역대 미국 대선이 치러진 다음 해에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 직접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국 대선 다음 해 수출액 성장률 평균이 –4.2%였다. 미대선 8차례 가운데 5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전례가 있어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9년엔 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18.7%)을 기록했고, 2013년엔 직전 해 발효된 한미 FTA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의 플러스 성장률(+6.0%)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을 제외하더라도 대선 다음해 전년 대비 성장률 평균은 –2.1%로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요 산업별로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이었다. 철강 산업은 미 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8.1%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해엔 +20.7% 성장률로 차이가 28.8%포인트에 이르렀다. 전경련은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분야로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동차 산업도 미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6.9% 성장률을 보였으나, 나머지 해엔 +13.8%로 차이가 20.7%포인트로 나타났다. 반도체는 각각 –0.7%, +11.5%로 12.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대선 이후에는 미국 신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대미 수출에 기회 요인도 일부 존재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등 대미 수출의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신정부와의 원만한 통상 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