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우려한 이낙연, "부적절하고 안 좋은 모습" 질타해
민주당, 14일 최고회의에서 '고발 취소' 결정 예정
야권 및 네티즌 불만 고조 "민주주의, 언론 자유 방해했다" 맹성토
◆…임미리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경향신문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한 비판여론이 급속히 확산되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민주당 종로 후보)가 고발 철회를 요구하는 등 민주당내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사단 좌천 인사 등을 '국민배신행위'라고 질타한 뒤, "그 배신에는 최악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차악에 표를 준 국민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에는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고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면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 낙선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임 교수와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을 이해찬 대표 명의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야당들은 진보·보수 구분없이 민주당의 임 교수 고발 조치에 대해 '성역 없는 비판은 평론가와 저자들의 의무'라는 주장과 함께 '자당 비판 칼럼에 고발로 대응한 민주당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를 방해했다'는 점을 들어 일제히 맹공을 가했다.
또한 SNS에서도 민주당의 임 교수 및 경향신문 고발과 관련, 민주당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어 터져나왔다.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임미리 교수의 한자 한 획 모두 동의하는 바"라며 "나도 고발하라"고 주장했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도 "우리가 임미리다. 어디 나도 고소해봐라"고 동참했다.
이외 일반 네티즌들도 SNS를 통해 "임 교수의 칼럼을 고발한다고...내 참~!! 고발당할 내용이 아니구먼"이라며 "역시 똥뽈을 차는데 그것이 똥뽈인지도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임 교수 고발과 관련 "세상에...그럼 조중동(조선·동아·중앙) 칼럼니스트들도 모두 고발해야겠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임 교수 역시 민주당이 자신과 경향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는 개개 후보의 당락을 넘어 크게는 정권과 정당에 대한 심판이다.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선거의 이름을 빌리더라도 마찬가지"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그러면서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 이유는 '입은 풀고 돈은 막는다'는 취지였다"며 "왜 고발했을까?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완패를 바란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란다"며 거듭 민주당에 표를 주지 말 것을 호소했다.
임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로 민심이 민주당에 불리할 조짐이 보이자,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당의 고발 조치가 바람직하지 않다' '부적절하고 안 좋은 모습'이라고 질타하며 즉각적 고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 민심 이반 조짐을 서둘러 진화하고 나섰다.
윤 총장은 이 전 총리 질책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고발 취소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역 출마자(후보)들도 당의 고발 조치가 그동안 민주정당임을 표방해온 민주당이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정면 부인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면서 불과 60일 남은 총선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