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29일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신원 검증 6번이나 받고 北에 가" 안보관 호평, 고액자문료 지적도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29일 여야는 서 후보자의 안보관과 도덕성 검증에 집중했다.
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정원 개혁과 관련, 국내 정보수집 업무 전면 폐지를 내세운 것에 대해 "국내 정보와 해외 정보를 물리적으로 구분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국내정보와 해외정보는 각각 다른 곳에서 담당할 때 정보공유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과 정부에서 반드시 없애야겠다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선거 개입 행위나 민간인 사찰, 기관 사찰 등 이런 것은 반드시 근절해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국내 파트 폐지 입장에 대해 "국내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그런 일을 하는 인원과 조직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일이 없어지면 조직은 없어지는 것"이라며 정치 개입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한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 입장이 좀 다른 것 같다"고 묻자, 서 후보자는 "전혀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공수사력이 약화될 것 같다'는 우려에 대해 "일반적으로 국내 정보수집 폐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내 외 정보수집에 있어)실질적, 물리적으로 장소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반드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치와 관련된 정보수집 행위, 선거개입, 민간인 사찰 등 이런 행위에 대해서 얘기는 것이고 대공 수사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들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옹호하는 댓글을 남겨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 후보자는 "재판이 진행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사건 관련자에 대한 징계여부에 대해서도 "깊이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 시절 남북정상회담 NLL회의록 공개와 관련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서 후보자는 "시기적으로 남북뿐 아니라 정상회담은 국가 차원의 높은 비밀로 분류해 보관하는 게 상례이고 당연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인사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서 후보자의 안보관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원장 내정자(서훈) 본인보다 본 위원이 원장 내정자를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장 내정자가 국정원 28년 근무하면서 몇 번이나 신원 재검증을 받았는지 아나“라고 물었고 서 후보자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6번이다"라고 말했다.
또 "최초로 북한 경수로 작업 위해 2년간 북한 파견될 때 가혹할 만큼 엄격한 신원 재조사와 사상검증을 받을 때 유서 쓰고 갔다"며 "담담하게 가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 후보자가 2006년 11월 국정원 3차장에 임명된 후 2007년 6억 원의 재산증식과 KT스카이라이프 고액고문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서 후보자는 2012년 4월1일부터 같은 해 12월31일까지 KT스카이라이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매달 1000만원씩 총 9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이에 앞선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비상근 고문을 맡아 1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이와 관련 서 후보자는 "집사람이 20여년 약국을 경영했고 저도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했다"며 "제가 맞벌이하며 시간을 쓸 기회도 없었고 자녀를 결혼 후 18, 19년 지나 낳았는데 양육비나 교육비가 안 들었다. 열심히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서 후보자는 2007년 6억 원 증식에 대해 "4분의3이 펀드로 갖고 있던 예금인데 4억5000만원이 증식됐다. 2007년도가 주식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시절"이라며 "나머지 1억5000만원은 공시가가 오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6억원 증식된 것은 실증가액이 많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 (국정원) 3차장에서 퇴직할 땐 2억원이 줄었다. 주식시장 증감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한 것"이라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의 고액 자문료에 대해서는 "2012년 자문 제의를 받았을 땐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집권한 첫 해여서 북한과 경제협력을 준비하던 대기업이 여러 모색을 하던 시기"라며 "KT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 북한에 광케이블을 깔고 통신진출을 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전략 검토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스카이라이프 진출은 70%가 산악지역인 북한이라 위성이 제일 현실적이었다"며 "남쪽의 통신 개방을 할 수 있는 수단이었으니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나름 충실한 자문을 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금액에 대해서는 저도 떳떳하게는 말 못하겠다"며 "제가 요구한 게 아니고 회사에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