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대체자 '전단채' 1천조 시대 눈앞…"1일물 편중현상 요주의"

이른바 '기업어음(CP)의 대체자'로 불리는 전자단기사채 (전단채)의 발행 시장이 폭발 성장하면서 4년차인 올해 중 1000조원 시대의 개막이 확실시 되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예탁결제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 시행에 들어간 '전자단기사채 등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 선보인 전단채 발행 시장이 2016년 상반기에 528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이에 따라 올해 중 전단채의 발행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단채는 2013년 첫해 연간 58조원 발행에 그쳤으나 지난해 994조원으로 1000조원 턱밑까지 성장했다.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전단채는 기존 기업어음(CP)을 대체한다는 것을 취지로 도입된 금융상품이다. CP가 종이로 발행되는 것과 달리 전자식으로 발행돼 유통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탁결제원이 이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위조나 변조 위험이 없어 투자자를 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CP 발행한도가 임의적인 것과 비교해 1억원 내에서 이사회의 결정으로 한도 내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관리방식도 투명한다고 평가된다. 만기는 최대 1년.

박 의원은 국감에서 “문제는 발행된 전체 전단채 가운데 초단기만기로 일컫는 '1일물 (익일물)'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울 만큼 편중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5년도 기준 1일물 발행금액은 482조원이다. 전체 발행금 994조8000억권의 48.4%에 이른다. 올해도 2분기까지 248조8000억원이 발행된 가운데 전체 (528조3000억원)의 47%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1일물 편중현상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의 미국시장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 금융회사들은 시장불안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마진콜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직면했다. 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을 시장에서 급매했다. 다른 증권의 담보가치도 연쇄적으로 떨어지며 또 다른 마진콜에 직면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이 때 단기사채 익일물 (만기 1일 발행) 비중이 무려 70∼80%에 달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형 증권사들은 매일 1000억∼2000억 달러의 차환위기에 노출됐으며 금융당국의 대응을 어렵게 한 요인이 됐다는 것이 박 의원의 해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 지난 9월 1일 '기일물 RP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기일물 RP 거래실적을 평가키로 한 것이 골자다.

증권금융의 기일물 RP거래 실적에 비례해 한시적으로 콜시장에서 자금 차입운용을 허용했다. 단기금융시장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추진해 거래정보에 대한 공시보고체계 구축과 일별 월별 거래내역을 관계당국에 보고토록 하고 금리산출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키로 했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방안과 함께 추가로 현금보유를 줄이고 전자단기사채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유통사와 부실기업에 대한 전단채 투자를 권유하는 증권사에 대해 경고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