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동훈, 지금도 말 안 듣기 때문"
"尹, 검사 동일체 원칙, 상명하복 지금도 생각할 것"
"'김건희 특검법, 말도 못하고 쫄아 있어…결기, 베짱 없다"
"한동훈이 살면 김건희, 윤석열, 나라도 산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대남 전 행정관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한다', 저기 한 사람이 빠졌다. 대통령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일 유튜브 채널 메디치미디어TV '박지원의 식탁'에서 이같이 밝힌 뒤 "한동훈이 싫은 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시켰고 당대표가 되지 않기를 바랬지만 국민 뜻대로 민심을 중시하겠다는 그 말로 한동훈 대표가 됐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말을 안 듣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도 한동훈 대표를 집권여당의 대표로 생각하는 게 아니고, '내가 검찰총장 할 때 내 부하다' (생각할 것)"이라며 "검찰은 검사 동일체 원칙, 상명하복이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했을 때 '아, 진짜 정치 초년병이로구나', 어떻게 됐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역 혹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왔어야 됐다. 들어오면은 달라진다"며 "(불출마)그걸 보고 '아, 서투르다' 했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지난번 (대통령) 만찬 때 불러놓고 '입틀막' 해버렸지 않나. 아무 말도 못했다. 집권 여당의 대표고 무엇보다도 한동훈 대표의 목표는 대통령이지 않나. 자기가 국민 뜻대로 하겠다 했으면, 그 자리에서 '대통령님, 지금 현재 우리가 체코, 유전 홍보만 듣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민생, 김건희 특검 문제 이대로 넘어가선 안 된다' 했어야 된다. 근데 베짱이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만찬이 한동훈 대표 참석 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아예 내 시야에 보이지 마라', '너는 눈도 눈에도 보기 싫다' 해가지고 빼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영삼-이회창 전 총리, 이명박-박근혜의 갈등 사례와, 지난 1992년 대선 당시 YS(김영삼)가 자신을 반대한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만나러 전남 광양까지 내려가 설득에 나선 일화를 꺼내며 "이런 최소한 결기, 결단이 있어야 당 대표도 하고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거지 지금 안 되는 거다"며 "땡감으로 낙과할 것 같다. 근본적으로 깜이 안 된다"고 평했다.
'감정 싸움인가, 권력 누수를 방지하려는 건가' 질문에 "권력투쟁이다. 결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게 부족하다. 왜 쫄아 있나. 대통령한테 무엇이 무서워서 65%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당대표 된 사람이 왜 쪼나"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면 시작도, 과정도, 결론도 김건희 아니냐. 김건희 공화국이다.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은 영부인 중심제다. 근데 그걸 한동훈 대표가 쳐줘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4곳 기초단체장을 뽑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생각하면 한동훈 때문에 걱정돼 잠을 못 잔다"며 "만약 부산 금정에서 진보 세력이 단일화해 이긴다면 한 대표는 친윤들이 벌떼같이 달라들어서 끌어내려버릴 거다. 그래도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에서 그 정도라도 대통령께 의사표시를 하는 사람은 오직 한동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이 죽으면 김건희, 윤석열, 나라가 망한다. 한동훈이 살면 김건희, 윤석열, 나라도 산다"며 "지금 현재 보면 김건희가 죽어야 한동훈도 살고 국민의힘도 살지만 나라도 산다"고 봤다.
앞서 친야 성향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가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위원)이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당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사주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이른바 '공격사주' 의혹이 일파만파 퍼졌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김 전 비서관을 겨냥한 듯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며 저를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당원들이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와 친한계는 '조직 플레이'에 무게를 두며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도대체 대통령실에는 보안 의식, 기강이란 게 있기는 한지 혀를 차게 만든다"며 "한동훈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는 누구인가. 김대남을 스스로 선택한 자리로 보내줄 정도의 막강한 실력자는 누구인가",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2일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 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진상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