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부실책임 손배소 이기고도 못 받은 돈 무려 1조" 왜?

예금보험공사가 1997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이른바 '공적자금' 투입의 원인을 제공한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 1189곳의 관련자와 보증인 1만193명에게 2조7918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1189곳은 기업 717개를 비롯해 신협 325, 저축은행 86, 종금  22, 보험 18, 은행 15, 증권 8사다. 금융기관 가운데 손배소청구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신협으로 5856억원이다.   

예보가 손배소를 청구한 뒤 이 기간 중 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낸 규모는 총 1조4344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 현재 실제로 회수한 돈은 손배소 청구금액의 고작 13%인 390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판에 이겨 부실책임 제재금액으로 확정된 돈 가운데 63%인 1조439억원이 여전히 '미회수'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사실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2016년 1분기 공적자금 운용현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진행된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를 통해 “이처럼 회수율이 낮은 결정적 배경으로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피고에게 '면피'할 여유를 제공한다는 것”을 꼽았다.

예보의 소송 청구-소송 확정과 승소-가압류와 합동 공매를 통한 회수 과정이 장시간 진행되다보니 피고들이 이를 회피할 시간을 넉넉하게 갖는다고 그는 분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지금까지 금융권과 기업의 부실로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회수는 미비한 지금의 상황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법정관리와 공적자금 투입된 회사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회수시스템을 조정해 국민세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 따르면 부실책임의 상당수가 임원으로 파악되는 만큼 현 금융 임원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관리를 보다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관련한 부실 책임에 따라 징계를 당한 인원은 총 3666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493명이 검찰에 고발됐다. 임원은 823명으로 55%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