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납세자와의 조세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몸값(수임료)이 비싼 조세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지만 패소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등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사진)은 7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조세행정 소송 결과 대리인 선임 소송 패소율이 57.3%라며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소송보다 패소율이 7배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3심(대법원)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까지 선임했지만 3전3패를 했다. 과연 적절한 대리인을 선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과다하게 지급된 수임료를 밝히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패소한 2015년 6월과 9월, 그리고 올해 2월 사건의 주요 쟁점을 보면 모두 유사한 사건이고 공기업과 중소기업이다. 그런데도 국세청이 대법관 출신 안대희 변호사를 대리인 선임한 것은 무리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2016년 2월 소송 건(한국철도시설공단)의 경우에도 안 전 대법관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승소했기 때문에 3심에서 계속 선임했다고 국세청은 답했는데 3심에서는 파기환송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대법관은 2013년 11월 국세청이 만든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지만 불과 2달만에 국세청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위원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국세청의 조세행정소송 결과 대리인 선임한 경우 패소율이 자체 수행할 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체 수행한 소송은 1947건이며 이 중 186건이 패소해 9.6%의 패소율을 보였다. 반면 대리인 선임으로 처리한 건은 89건 중 51건이 패소해 57.3%의 패소율로 로펌에 위탁한 소송패소율이 자체수행 때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송가액별 조세행정소송 패소율을 살펴보면 1억원 미만은 6.6%, 1억~10억원 미만은 11.6%로 나타났으며 30억~50억원 미만이 41.7%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50억원 이상도 39.4%인 것으로 나타나 고액 소송의 패소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 의원은 "국세청은 고액사건에 대해 각 사건별 특성에 적합한 조세전문 우수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승소율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 선임 예산은 2011년 15억3900만원이던 것이 올해 63억3800만원으로 4배나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소율이 높아지는 것은 예산낭비다. 변호사 선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