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계열사로 일감을 몰아줘 이득을 얻는 것에 대한 규제성 세금제도인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제도' 대상 기업수는 늘었지만 오히려 거두어 들인 세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기업들이 제도의 빈틈을 파고들어 교묘히 과세를 피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9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매출액 5000억원 이상 일반법인 중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 기업 수는 지난해 486개에서 올해 804개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로부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납부한 증여세액은 지난해 648억원에서 올해 621억원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지난 2013년 1860억원에서 2014년 1242억원으로 한 차례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의도적으로 일감몰아주기 비중을 증여세 기준보다 근소하게 낮은 수준으로 맞추는 방법으로 과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
지난 2014년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경영자의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구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4년 나타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감소는 중소기업·중견기업 부담분이 줄어든 것이지만, 2015년 나타난 감소는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신설에 따른 과징금을 회피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공정거래법 23조의 2는 대기업에 대한 공정거래법에 의한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는 내용이다. 시행 첫해 공정위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12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 시행령을 개정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완화한 것에 대해 재벌총수들의 '사익편취'를 돕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대기업의 법인세를 중소기업에 떠넘긴 정부가 이제는 기업 총수들의 이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이제 정부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중소기업 경영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