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재산 과세권 확보 목적, '미실현소득' 과세 위헌 가능성
이른바 '국외전출세(Exit Tax)'가 신설된다.
국내 거주자가 이민 등을 이유로 국외로 나갈 경우 국외 전출일 현재 기준으로 국내에 보유한 주식을 모두 양도한 것으로 간주,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3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외전출세 과세대상은 일단 국내주식으로만 한정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 즉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이 대주주(유가증권시장, 비상장주식-지분율 1% 이상 또는 25억원 이상 등)로 국한되어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결과적을 '돈' 좀 있는 부유층이 타겟팅 된 셈이다.
정부는 추후 시행성과 등을 고려해 과세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거주자의 주식양도차익은 조세조약에 따라 국내에 과세권이 없는 점, 평가 및 조세채권 확보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점을 감안한 것"이라며 "부동산 등은 조세조약상 버거주자가 양도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과세권을 가지기 때문에 과세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국외자산의 경우 현황 파악 및 평가 문제가 걸림돌이기 때문에 차차 제도의 안정적 정착도를 지켜본 후 과세대상 포함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부터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일본 등의 경우에도 과세대상을 국내주식 등으로 한정한 점도 참고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납세의무자는 국외전출일 전 10년 중 5년 이상 국내에 주소 등을 가진 자로서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자인 대주주에 해당하면서 이민 등으로 국외 전출을 하는 거주자다.
납세의무자는 국외전출일 납세의무가 성립되고, 이 날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조리 양도한 것으로 판단해 20%의 세율(주식양도차익 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개념.
외국납부세액공제 및 추후 주식양도시 가격이 국외전출시보다 하락한 경우 세액공제를 허용하되 국외전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내에 세금을 신고납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당연히 무신고시 납부할 세액의 20% 무신고 가산세를 부과하고 납세담보 설정, 납세관리인을 지정할 경우 5년 동안 납부유예를 허용해 준다. 아울러 국외로 이민을 갔다가 5년 내 다시 국내로 '컴백'해 거주자가 되면 납부했던 세금을 모두 되돌려 주도록 제도가 설계됐다.
국외전출세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를 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과세제도를 도입했고 EU 또한 지난 2월 역외탈세 방지를 목적으로 회원국에 국외전출세 도입을 권고한 상태다.
OECD도 지난해 BEPS 프로젝트 중 하나로 'Departure or exit taxes'를 제시한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조세회피 방지 차원에서 그동안 거주자 개념을 확대(거주자 판정기준을 2과세기간 중 1년 이상→183일 이상)해 왔지만 거주자가 완전히 비거주자로 전환할 경우에는 각종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거주자의 이민 등으로 날려버릴 가능성이 있는 과세권을 붙잡기 위해 해외의 유사 사례를 본 따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의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측면에서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