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우 후보는 회계감사시장에서 치열한 과당경쟁이 업계통합을 약화시키는 대표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회계업계 진출한 제자들과 끊임없이 소통"
"청년회계사들 좌절에 무한책임 느껴"
이만우 제43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후보는 "회계감사 수임제도와 보수체계 정상화를 통해 업계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만우 후보는 "일감을 따내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업계 조직력은 약해지고 감사보수 체계는 엉망이 된다"면서 "이는 회계업계가 스스로 진흙탕에 빠져드는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무한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감사보수가 정상화된다면 회계업계는 통합의 궤도에 올라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과당경쟁을 막고 감사보수를 정상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적 감사요령을 공동개발하고 전문가적 윤리의식을 드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만우 후보는 "공정거래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감사보수 체계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나친 저가수주에 대해선 감사인력이 충분히 투입됐는지 자율감리를 통해 철저히 확인하고 고가 수임사례에 대해선 회계사회가 특별회비를 징수하여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계업계에선 대형회계법인을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의 고문단 영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문성 확보가 주 목적이나 수임활동 증진이 오히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결과 고문단 영입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회계법인은 저가입찰에 나서게 돼 감사보수 수준이 하락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만우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자문위원의 경험을 살려 회계업계에서 자율적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회계사는 공익증진에 가장 근접해 있는 집단"이라며 "서로를 믿고 따라야 하기에 윤리적 단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계업계에선 회계사 스스로 다른 전문가집단에 비해 결속력이 약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도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려 결집된 힘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후보는 "회계사를 학문적으로 가장 많이 배출해 낸 교수라는 사명감으로 회계업계의 윤리적 단합에 힘쓰겠다"고 곁들었다.
"회계사회 중심의 합리적 부실회계 규제방안 나와야"
금융당국은 지난해 벌어진 조선·건설업 분식회계 사태의 여파로 감사실패 시 해당 회계법인의 대표이사를 제재하는 방안을 올해 초 내놨다. 또 작년과 올해 연이어 발생한 미공개정보 이용 불법 주식거래 사태의 후속조치로 '주식보유 현황 전수조사'와 '주식보유 전면금지 조치'가 이뤄졌다.
이만우 후보는 "회계업계는 지난해부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회계업계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합리적이고도 구체적인 규제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태껏 제시된 통제방향은 실무적 상황과 배치된다"며 "회계사회가 이에 적극적으로 중심을 잡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우선 감사실패에 따른 제재방안 중 하나로 "벌점시스템을 도입해 추후 그에 맞는 패널티를 부여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계법인의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감사수임, 인력배치, 내부심리 업무 등을 총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사현장 책임자와 똑같이 처벌할 수 없으므로 지적사항에 따른 벌점제 운영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공개정보 이용 불법 주식거래 제재방안에 대해선 "대형회계법인과 중견·중소회계법인 각각에 맞는 규제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미공개정보 이용 우려만으로 회계사들의 주식거래를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직화된 대형법인과 감사인 연합체 성격이 강한 중소·중견회계법인에 대한 제재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계학계 30년 동고동락…회계학 기틀확립에 기여
이만우 후보는 회계사를 가장 많이 가르치고 배출한 교수로 정평이 나있다. 그의 제자들은 현재 학계 전반에 퍼져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학계에서는 신현걸 건국대 교수, 김기영 명지대 교수, 박희우 카톨릭대 교수, 노준화 충남대 교수, 정재연 강원대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 등이 포진하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박재환 중앙대 교수도 있다.
이 후보는 고려대에 입학하자마자 회계학에 매료돼 학문에 정진했고 졸업 전에 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삼일회계법인에 잠시 몸 담았다가 곧바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인 1988년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바로 고려대 교수로 임용돼 현재에 이르렀다.
교수직을 역임하면서도 외부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1994년부터 세제발전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1990년부터 10년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을 맡았고, 현재에도 국세행정개혁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장기발전특별위원, 한국회계학회장, 한국세무학회장을 지내며 업계의 사정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이만우 후보는 "30년 넘게 학계에서 쌓아온 지식과 이론, 업계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회계인생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고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만우 후보 주요이력]
▲고려대 경영대학, 미국 조지아대학 경영학 박사
▲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한국공인회계사회 장기발전특별위원 역임
▲국민경제자문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 재정경제부 정책자문평가위원장, 한국회계학회장, 한국세무학회장, 금융위원회 감리위원 역임
▲(현)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현) KBS 객원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