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윤경 당선자(비례대표)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약탈적 금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불법추심 채무자 보호, "흡혈채권, '원금'부터 갚는 제도 준비"
'빚 권하는 사회', 채무재조정제도-과잉대출 근절 강조
"채권은 '흡혈귀'다. 국가가 나서 '약탈적 금융'을 막을 때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손쉽게 얻은 신용카드와 대출로 추심에 협박당하다 끝내 죽음을 선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은 이제 뉴스가 아니다.
불구덩이 수레를 탄 듯 한번 약탈적 대출에 발을 들이면 절대 멈출 수 없는 상황을 그린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파 추리소설 ''화차(火車)'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화 된 바 있다.
에듀머니, 희망살림, 주빌리은행 등을 통해 '서민금융 전문가'로 활동해온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당선자(비례대표)는 파산 면책된 채권을 헐값으로 사들여 끊임없이 추심을 하며 돈을 뜯는 '화차' 수레꾼인 약탈적 금융을 멈추기 위해 국회 입성에 도전했다. 제 당선자는 앞서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설계하고 뿌리 내리게 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는 연간 2500억 씩 빚이 면책되고 있다.
제 당선자는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빚으로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을 상담해보면 자기가 구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분들이 90%"라며 "그런 분들은 스스로 어떻게든 해보다 곪을 대로 곪아 터져서 온다. 자활의지나 재기 의지가 없는 상태로 온다. 이건 국가 경제적으로도 문제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상담을 해도 한계가 있더라. 결국 제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꾸기 위해 국회에 왔다"고 밝혔다.
제 당선자는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 삼으며 키코(KIKO. Knock-In Knock-Out) 사태와 소멸시효가 지켜지지 않는 추심 문제를 지적했다.
키코 사태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이 원화 약세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대량도산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738개 기업이 10조565억원 규모의 키코 계약을 맺었으며 총 3조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는 "다른 나라는 키코를 '사기'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만 키코에 가입한 피해자들이 책임지는 구조다. 판매, 공급했던 은행에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당시 상담을 했던 중소기업 대표도 키코 피해자였는데 회사가 법정관리까지 갔다. 잘 나갔던 기업인데 하루아침에 채권단이 몰려와 자산을 헐값에 다 가져갔다. 그 채권단이 키코 상품을 팔았던 은행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황당한 것은 이 은행이 이 분 개인 자산까지 다 털어가고 집도 경매에 넘어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7년이 지나 사모님이 연대보증을 섰다고 사모님까지 추심을 했다"며 "이게 우리나라 금융시장이다. 자기들이 불안전 상품을 판 것에 대한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고 빚더미에 앉은 사람의 모든 재산을 다 뺏는다. 이건 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 자체가 채권자 중심으로 되어 있다. 그들의 약탈을 보호하고 있다"며 "고금리로 돈을 빌려서 상환하지 못하면 평생 올가미에 갇힌다. 이를 제도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당선자는 은행권이 파산 면책된 채권을 헐값에 대부업체에 팔아 그 업체가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나도 추심을 계속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헐값에 0.1%정도로 파는데 200만원 채권을 사도 2000원이다. 그런데 2000원 가진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200만원 갚으라고 하는 꼴이다. 그러면서 통장과 모든 소득을 압류하고 경제활동을 완전히 좌절시킨다. 이건 깡패 짓이다"라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당선자(비례대표)
그는 우선 파산된 채권의 소멸시효 5년을 지키게 하는 '죽은채권부활금지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이자와 수수료만 먼저 갚게 해 원금은 그대로 남겨 결국 채무자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막는 이른바 '흡혈채권'을 막기 위해 '원금'부터 갚아나가도록 하는 제도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독일은 불법 사금융 시장을 뿌리 뽑기 위해 불법사금융이 적발되면 원금을 안 갚아도 된다"며 "우리나라는 불법 사금융이 적발돼도 25%까지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해 준다. 불법 사금융을 보호하고 있다. 걸려봤자 25% 받는 거고 안 걸리면 250%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불법부터 저지르고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 당선자는 가계부채 해결책에 대해 "가계부채의 큰 틀은 부실 채권으로 인해서 고통 받는 분들을 구제하는 것이고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기 위해서 과잉대출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무자들의 개인회생제도와 채무재조정 제도를 통해 경제활동을 막지 않으면서 빚을 유연성 있게 갚아나갈 것을 제시했다.
그는 "채무자들이 '채무 노예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개인회생제도나 채무재조정 제도를 만들어서 소득의 변동이 생기면 얼마든지 유연하게 은행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