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법-
'탈세의 온상'으로 지적받아 온 고가의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규제가 차량 1대당 처리경비 상한액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고가의 업무용 수입차 등이 사적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에 따라 경비 인정을 해주는 자동차 가격의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통상마찰의 우려 때문에 비용 처리 상한선을 차량 가격에 두지 않고, 차량 구입 및 유지비용에 대해 연간 800만원만 경비산입을 허용하도록 했다.
특히 내년부터 대기업이 특정 사업연도에 과도하게 이월결손금 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과거의 적자를 현재의 흑자에서 빼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가 신설된다.
여야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세법개정안(법인세법)을 통과시켰다.
□ 업무용車 경비, 年800만원까지 '비과세'…실효성 논란 여전 = 개정안에 따르면 업무용 차량 사업자들이 운행일지를 쓰지 않더라도 차량 구입 및 유지비용에 대해 연간 8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가의 차량이 한 번에 과도한 비용 처리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업무용차 구입비는 매년 총 취득가액의 20%씩 총 5년 동안 경비산입이 허용되고 있다.
가령 종전까지는 2억원짜리 차량의 경우 매년 4000만원씩 5년 만에 전액 경비처리를 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25년째 되는 해에 전액 경비처리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러나 경비처리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고가의 차량을 업무용으로 구입해 세금 혜택만 챙기는 얌체 사업자를 막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번 조치는 경비 처리기간을 연장할 것일 뿐 근본적 문제는 외면했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대기업 세부담 일시적 늘어나나 = 내년부터 대기업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가 '당해연도 소득금액의 80%'로 설정됨에 따라, 기업은 공제 뒤 남은 영업이익 20%에 대해 법인세(세율 22%)를 납부해야 한다.
그동안 대다수의 기업들은 적자를 냈다가 흑자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월결손금 공제를 활용해 법인세를 줄이거나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월결손금 공제란 기업이 최장 10년 이내에 결손금이 있을 경우, 이를 현재의 이익과 상계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중소기업과 회생계획 이행 중인 기업 등은 현행과 같이 이월결손금을 한도 없이 100% 공제율이 적용된다.
또한 연결납세방식을 적용받았던 기업이 5년 이내 이를 취소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세금 혜택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연결납세방식이란 내국법인이 모회사와 자회사가 경제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지분율 100%) 모회사와 자회사를 하나의 기업으로 보고 두 회사의 소득을 합쳐 법인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아울러 '모회사가 다른 내국법인으로부터 완전 지배를 받게되는 경우'도 연결납세방식 취소사유에 추가됐으며, 연결법인의 해외자회사 관련 자료제출 기한을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4개월 이내'로 연장됐다.
이 밖에 청년 상시근로자가 늘어난 기업은 임금증가액에 대한 기업소득환류세제상 가중치를 현행 1.0배에서 1.5배로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