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가운데)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조세소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종교인의 소득을 놓고 '세금을 내느냐, 마느냐' 입씨름이 계속되고 있다.
종교계는 헌금 등 대가성이 있는 소득에 세금을 납부하겠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일부 개신교계에서는 자신들의 소득을 세법으로 강제 징수하는 방안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회는 '종교인 과세를 연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종교소득' 신설과 관련한 법제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회와 종교계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법제화 추진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이날 조세소위는 비공식으로 '종교인 과세 간담회'를 개최,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정부안)의 추진 여부를 놓고 개신교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소위는 그동안 걷지 않는 세금을 걷는 만큼, 소득수준별로 공제율에 차등을 두는 정부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종교계 설득 작업에 나섰다.
정부안은 기존 시행령에서 '사례금'으로 분류한 것을 종교소득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종교인의 소득이 높을수록 필요경비로 인정해 주는 부분이 줄어들도록 설계했다. 소득이 천차만별인데도 과세 체계가 일률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소득이 4000만원 미만이면 필요경비가 80%, 4000만∼8000만원이면 60%가 인정된다. 8000만원∼1억5000만원은 40%, 1억5000만원 초과는 20%다.
종교계 역시 자신들의 소득을 진정성 있게 납부하겠다는데 입을 모으면서 법제화에 대한 입장 정리를 마무리 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조세소위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종교인 과세안을 놓고 개신교계가 자진납부만 외치고 법제화를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십 수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좌절을 맛봤던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 법안이 올해 역시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세법을 심의할 시간도 빠듯할뿐더러, 총선을 앞두고 결단을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
다만 사회적으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재차 '과세 유예' 카드를 꺼내기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현재 세범 심의에 할애된 기간이 이틀(11월 27일) 정도임을 감안하면, 세법을 포함한 예산안 등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 되는 시점(12월1일)까지 종교계 설득작업이 비공식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소위 관계자는 "오늘(25일)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종교계의 의견만 청취했다"며 "종교계와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종교인 과세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