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종교인 과세안'에 대해 그동안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개신교계가 '자진납세를 할 의향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법제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종교인 소득에 세금을 물릴 경우 근로소득자(사업소득자)와 마찬가지로 성실신고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법제화를 위한 마지막 고비(?)는 남겨놓은 모습이다.
정부는 납세에 대한 종교계와의 공감대만 형성하고, 법제화에 대해서는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결국 국회로 공을 넘긴 모양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내주 월요일(23일)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정부안)의 추진 여부를 놓고 개신교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 대다수가 '과세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지만 올해만큼은 종교인 과세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
개신교계도 무조건적인 반대에서 납세의무를 지겠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종교인 과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3일 '한국교회교단연합 과세대책위원회' 소속 개신교계 목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종교소득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납세에 대해서 반대를 거듭해왔던 일부 개신교 단체에서 납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제화에 대한 반대 입장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종교소득이 신설되는 법제화가 현실화될 경우, 국세청이 세무조사나 장부를 열람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법제화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신교계는 세무조사 등의 조치를 완화해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정부차원의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에서는 종교계에 대한 세무조사 배제 등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종교인에 대한 소득을 기타소득 과세할 경우 근로소득자(자영업자) 간 과세형평성이 저해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부안의 경우 사례금 등의 수입 중 소득에 따라 20~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나머지만 과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례금 등을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과세하고, 세부담 경감대책으로 비과세 혜택 폭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