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용 성산회계법인 공동주택 감사인
1. 아파트감사의 이행감사로의 전환
아파트감사는 수요자 욕구(needs)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과거부터 현재까지 재무제표감사가 아닌 이행감사였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청을 외면하고 재무제표감사만을 정비한다면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하겠다. 본 토론회 발제문을 본다면 역시 이러한 한계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동주택 회계감사의 품질을 논한다면 그 시작은 이행감사의 도입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회계감사에서 이행감사란 무엇인가? 공동주택 회계감사에서 이행감사를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지자체의 공동주택감사이다. 몇몇 지자체 감사결과보고서를 찾아보았는데 아파트에서 이행감사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행감사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이것을 적용하는 데 실패했을 때 비난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행감사의 환경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파트에서 모든 결정은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서 내려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아파트의 이러한 결정을 들여다보면 중요한 결정임에도 원칙이 없어서 상식에 의하여 결정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에 의한 결정은 기본적으로 자유재량이며 사적자치의 영역인 것이다. 현재 아파트비리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점을 든다면 아파트에서의 이러한 사적자치는 실패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칙의 영역을 확장하여 상식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공적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7월에 주택법령의 대대적인 개정을 통하여 입대의 및 선관위 구성 및 운영이라든지 사업자선정지침의 도입이라든지 그간은 사적자치의 영역에 맡겨 두었던 부분을 공적영역으로 편입시킨 사례가 있다. 이러한 조치는 아파트 이행감사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렇지만 입대의 선거절차 위반은 어떠한 벌칙도 없으며 벌칙조항이 있는 부분에 대한 위반이 발견되어도 제대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등의 문제점은 아직 존재한다. 이러한 부분은 상식의 영역을 원칙의 영역으로 편입시켰지만 원칙이 무시되어도 처벌이 없다는 것으로 아파트비리를 근절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즉, 비리입대의와 비리관리소장이 비리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으며 계속적으로 다른 아파트에서 투명한 입대의나 선량한 관리소장과 동일하게 입대의나 관리소장의 임무를 아무런 제약없이 수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아파트비리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계속적으로 정부의 공적개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정부는 아파트비리문제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원칙을 계속적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원칙을 위반하는 입대의나 관리주체에 대한 법집행을 철저히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 약 2만개의 공동주택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공동주택감독기관을 확대조직하여야 한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비로소 실효성있는 이행감사가 가능할 것이고 아파트감사의 수요자의 욕구(needs)가 비로소 충족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우선하여 이행감사를 도입해 놓고 3-4년의 시간을 들여서 차차 원칙(법령과 지침 및 규약을 의미함)을 마련해 나가는 방식이 나을 것 같다. 일단은 이행감사의 도입이 중요하다.
아파트감사에 있어서 재무제표감사의 비중의 10%라면 이행감사의 비중은 90%이다. 아파트감사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이행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법에 명시하여야 한다. 현재에는 재무제표감사만이 명시되어 있지만 해당 아파트에서 원할 경우 이행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여야 하며, 비전문가인 아파트 입대의에게 이행감사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감사가 실시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앨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법에 명시하여야 한다.
공동주택감사인에게 수사권이 없는 상황 하에서 비리입대의나 비리관리주체에게 경종을 울려줄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이행감사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러한 이행감사는 지자체도 할 수 있지만 정부조직(인력)을 활용하여야 하므로 극히 일부의 아파트만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공동주택감사인에 의한 이행감사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2. 이행감사 도입에 따른 추가 이슈
1) 이행감사를 도입한다면 공동주택감사인의 책임이 커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현행 법규의 허점을 파고들어 법규에는 재무제표감사만이 공동주택감사인의 의무사항임을 이용하여 아파트입주민이 거액을 들여 이행감사를 의뢰하였으나 형식적인 재무제표감사만을 수행하여 놓고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책임 때문에 법 도입을 회피하기 보다는 보다 큰 책임을 법에 명시하고 이러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용의가 있는 공동주택감사인만이 아파트감사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렇다면 공동주택감사인 입장에서도 적절한 감사수입을 득할 수 있을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점이 없어질 것이다. 즉, 책임이 커짐에도 감사수입은 동일하다면 문제가 되지만 책임이 커진만큼 감사수입이 비례하여 증가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이행감사를 도입한다고 해도 아파트비리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최소한도의 수사권이 공동주택감사인에게 부여될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해당 공사비가 부가가치세 신고가 되어 있는지 등등을 열람할 수 있게 정부자료 열람권을 공동주택감사인에 허용해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