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기관 가계부채 늘며 연체등록금 폭증
전체 조합 2.7%만 금감원 감사…외부감사도 시늉만
최근 가계대출이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기관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기관들에 대한 감독은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호금융의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의 부실 감독 문제를 질타했다.
이들 상호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법령에 따라 여러 부처로 분리돼 있다보니 사실상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식 의원이 5대 상호금융기관의 가계부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규모는 2011년 249조7858억원에서 지난 7월에는 296조5661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이들 기관의 연체등록금액은 2011년 13조8796억원에서 2014년에는 18조6443억원으로 약 4조7647억원(약 3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간 상호금융의 대출이 19% 증가한 것에 비해 연체 등록금액이 34% 증가했다는 것으로 그만큼 상호금융의 가계 대출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처럼 상호금융기관의 부실화 우려가 있지만 이들 기관에 대한 검사는 수박겉핥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4개 상호금융기관의 전체 조합 2337개 중 63곳, 전체 조합의 2.7%만이 금감원 검사를 받았다.
외부감사의 경우 전체 2337개 조합중 총 709곳이 외부감사를 받았으며, 신협이 597곳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이 110곳에서 감사를 받았다.
하지만 수협의 경우는 외부감사를 받은 조합이 전무했으며, 142개 조합이 있는 산림조합에서는 겨우 2곳에서만 외부감사가 이뤄졌을 뿐이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이 부실해지면 1차적으로는 고스란히 예금자와 채권자가 피해를 보고 2차적으로는 금융기관 정상화를 위해 공공자금을 투입함으로서 정부와 국민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상호금융기관도 금융기관이라는 특성을 가지므로 소규모 조합을 예외로 하더라도 외부 감사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며 "상호금융기관이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금감원의 개별 상호금융기관과 상호금융기관 중앙회에 대한 검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