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평생을 바쳐 키워 온 기업의 지분을 상속받았지만, 어마어마한 규모의 상속세로 인해 가업승계에 애로를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중견기업 창업주들이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기를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 처럼 가업승계를 원하는 중소·중견기업 오너일가의 세부담이 다소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 노하우를 유지하고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상속세 공제폭을 넓히는 등 세부담 완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현재 내달 초 발표를 목표로 '2014년 세법개정안'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중견기업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킬지의 여부를 놓고 심도있는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세법은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가업 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적용대상은 연 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이다.
지난해 연 매출액 5000억원으로 공제 대상을 늘리는 방안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진됐지만, 막판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우선 가업상속 공제대상이 손질될 전망이다. 기재부도 가업승계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제혜택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발표한 '가업 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증여세 운영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도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개선의견이 나오면서 정부의 가업승계지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논의됐던 점을 근거하면 연 매출액 5000억원 이하 수준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가업상속 공제제도(500억원)에 비해 한도가 적은 사전증여 특례제도(30억원)도 수술대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가업상속 공제제도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공제요건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10년간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아야만 한다', '상속인 1명이 해당 가업의 전부를 상속받아 상속세 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신고기한 후 2년 내에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는 등의 난해한 요건이 가업승계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기재부는 이에 요건에 미달한 기업에 대해 세금을 장기간 나누어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상속세를 공제 받은 이후에도 중소기업은 10년 동안 고용인원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고, 중견기업은 20% 이상의 고용창출을 실시해야 한다. 10년 이내에 직원 수를 줄일 경우에는 공제 받은 상속세를 도로 토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경영난 등 불가피한 사유에 한해서는 세금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 확대)현재 논의 중에 있다. 하루 만에 수용할지 안할지는 결정할 수 없다. 세법개정안 발표 전까지 검토해보고, 최종적으로 반영할지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