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조세일보 주최로 열렸던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토론회'에서 곽태원 서강대 명예교수는 늘어나는 복지재정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하해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등의 성장잠재력 확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소득 대비 낮은 수준이 아니며 법인세율을 단일화하고 소득세 비중을 높이고 부가세를 인상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국민 1인당 소득 상승 중요"
"법인세 인하, 소득세·부가세 인상"
우리나라 조세·국민부담률이 OECD 국가들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 1인당 소득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 상황에서 조세·국민부담률 인상보다는 국민 1인당 소득을 상승시키기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재정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원 확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세부담률을 인상보다는 비과세·감면 축소, 국민 1인당 소득 향상 등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곽태원 서강대 명예교수는 27일 조세일보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2차 토론회'에 참석, 지난 20일에 열렸던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에는 '중장기조세정책의 여건과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곽 교수는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 증가와 안전과 국방 분야에서의 재정 압박으로 인해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재정건전성을 위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 OECD 비교해도 낮은 편 아니다"
OECD 국가의 조세·국민부담률 비교해보면 2010년 기준 국민 부담률이 27% 미만 최저 그룹에 속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멕시코, 칠레, 미국, 호주, 터키, 일본이었다.
이들 국가의 평균 국민부담률은 24%였으며 조세부담률은 19.1%, 국민 1인당 소득(GDP)는 2만9353달러였다. 2012년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6.5%였으며 조세부담률은 20.2%, 1인당 GDP는 2만2590달러였다.
반면 국민부담률이 42% 이상 되는 최고 그룹에 속한 유럽국가들은 오스트리아, 핀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스웨덴, 덴마크였으며 이들 국가의 평균 국민부담률은 43.8%, 조세부담률은 32.1%, 1인당 GDP는 4만9863달러였다.
곽 교수는 "최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우리나라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며 "이들 국가들과 비교할 때 소득수준까지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조세·국민 부담률은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곽 교수는 남성들의 군 복무를 일종의 '용역세'로 환산해 조세부담률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남성들이 사실상 무보수로 군에서 국방을 위해 일하는 것을 용역세로 환산해 조세부담률 계산에 반영시키면 조세부담률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며 "이는 선진국과의 조세부담률 차이가 과대평가 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담금, 준조세 등도 조세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세부담률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준조세가 정말로 조세에 준한다면 명시적으로 조세에 반영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잠재력 확보가 우선"
매년 늘어나고 있는 복지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재정확보 방안으로 곽 교수는 조세부담률 인상 방법은 한계에 부딪혔으며 우선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부가가치세 같은 대형 세목을 신규로 도입한다거나 조세행정의 개선, 사회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조세·국민부담률 인상은 한계에 부딪혔다"며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계속된다면 조세부담률의 제고는 더 어려워 질 것이며 고령화에 따른 부양비율 악화도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 교수는 "복지지출 수요 증가 등을 감당하기 위해 조세·국민부담률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제한 뒤 "가장 필수적인 것은 국민 1인당 소득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생산성 향상과 성장잠재력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하경제 양성화로 복지재원을 충당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선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 효율적이고 신뢰받는 정부, 납세의식 제고 등 장기적이고 다면적인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며 "이 전략은 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과세·감면 정비와 관련해선 "이 제도로 인해 낭비되는 납세비와 징세비도 무시할 수 없지만 폐지하려고 하면 수혜집단이 강력한 정치적 반발을 한다"며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축소보다는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조치를 제외한 모든 조세특례조치를 과감히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DOWN', 소득세·부가세 'UP'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곽 교수는 법인세는 세율을 단순화하거나 인하해야 하며 소득세는 공제를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앞서 곽 교수는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외국기업의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조세부담이 낮은 국가로 소득을 이전하는 다국적 기업들을 잡기 위해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곽 교수는 법인세 부문의 과제로 ▲세율 단순화 및 인하 ▲비과세·감면, 전면적 재검토 및 정리 ▲글로벌한 관점에서 불합리한 규정이나 관행의 탐색 시정을 꼽았다.
소득세 부문의 과제로는 ▲소득공제의 단계적 정비로 납세자 비율 제고 ▲근로자와 자영업자 간 소득세 차별의 폐지 ▲과세소득 범위 확대 ▲금융소득과세 개선 모색 등을 선정했다.
부가가치세는 ▲단계적 세율인상 ▲면세 축소 병행 ▲단일세율 유지를 꼽았으며, 개별소비세는 ▲외부성 조정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집중 ▲담배 빛 주류에 대한 조세의 강화 ▲사치성 소비 과세 포기 등을 과제로 꼽았다.
상속증여세는 ▲세율 하향조정 ▲평생납부소득세의 세액공제제도 도입 ▲경영권 상속의 부당한 방해 요인 시정 등이었으며 지방재정과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중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