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전월세 상한제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과 세법개정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야당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야당의 계속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 요구에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격규제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가 재벌편향적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정부는 아니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민주당이 발의한 전월세 상한제는 재계약시 집주인이 전월세 가격을 5%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첫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야당에서 전월세 상한제를 주장하고 있다. 제도를 도입하고 1~2년 동안은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정치적 위험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현 부총리는 "전월세 상한제가 실시되면 공급이 줄어들고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결국 가격을 폭등시킬 것"이라며 "전월세 상한제 등 가격을 규제하다보다는 가격을 보조하는 주택 바우처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부총리는 전월세 상한제를 사실상 반대하는 이 발언 때문에 오후 질의 때 야당으로부터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집주인들이 전세를 40~50%까지 올리고 있다. 그런 것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좋은 제도를 도입하자는데 정부에서 무슨 근거로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이냐"라며 "전월세 상한제가 어떤 부작용이 있냐"고 따졌다.
현 부총리는 "기존 세입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규로 들어오는 분들도 중요하다"며 "전월세 상한제가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다른 대안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가격규제를 하게 되면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당사자들의 반응을 고려해야 한다"며 "집을 놓는 사람 입장에선 다음에 들어올 세입자에 대해 가격을 더 올리게 될 것"이라고 발언, 기존 입장을 꺾지 않았다.
세법개정안, '서민 쥐어짜기' 논란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의 한도를 설정하고 중고차 등 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축소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과 관련,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재벌대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조금도 건드리지 않으면서 폐지 줍는 노인분들과 어려운 식당에게는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세부담 증가 기준선을 연 소득 3850만원으로 하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가 5500만원으로 수정한 것에 대해 홍 의원은 "서민을 쥐어짜는 것 아니냐. 세법개정안으로 중산층 몇 명한테 세금을 올린 줄 아느냐"라고 따졌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폐지를 줍는 분들은 세부담이 없도록 했고, 식당 등 자영업자에 대해선 더 배려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정부는 매출액의 30%에 해당하는 농수산물 매입액에 대해서만 공제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이를 완화, 연 매출액이 4억원 이하에 대해선 매출액의 50%, 4억원 초과면 매출액의 40%의 공제한도를 설정했다. 연 매출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는 공제한도 설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밖에 홍 의원은 현 부총리가 지난 6월 경제5단체장과 조찬간담회를 가진 것을 언급하며 '재벌편향적'이라고 비판했고 정 총리는 "현 부총리가 기업의 편의를 봐주겠다고 얘기했을리 없다"고 두둔했다.
세수펑크 우려…현오석 "3.9% 성장 가능하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낙관적인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으로 세수결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국가채무를 언급하며 "보편적 보기를 지향해야 하지만 (재정이 어려우니) 소득 30% 이하의 정말 국가의 손이 필요한 사람한테 먼저 복지서비스를 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석호 의원은 "추경을 통해 올해 국세수입이 215조원, 2014년에는 218조원 정도 된다. 1% 경제성장을 할 때 2조원의 국세수입이 늘어난다고 보는데, (정부가 전망한 경제성장률 3.9%를 달성하지 못하면) 또 다시 추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복지에 관해선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국정과제에서 제안한 복지는 하나의 포괄적인 성장정책"이라며 정부의 복지정책이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화진척과 사회수요 확대에 따른 복지관련 지출이 늘어나게 돼 있으며 재정의 경직화도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경제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리는 것이 첫 번째이고 이와 함께 세입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다만 직접적인 증세가 아니라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한 것과 관련해선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그 효과가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나타난다는 전제에 따라 성장률을 전망했다"며 "이와 함께 IMF 등에서 내년도 세계성장률을 3.6%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 수출도 확대된다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