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대기업 증권사에서도 직원들의 횡령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설계 구조가 복잡한 증권사 상품의 경우 직원이 투자를 위탁 받는 일도 많지만, 경기 침체가 깊어지며 실적 압박을 받은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투자 위탁을 일임매매로 규정, 금지시키고 있지만 투자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허용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임매매는 결국 증권사 직원들에게 횡령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해 금융 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과거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는 이러한 증권사 직원의 횡령에 따른 민원이 접수된 일이 상당수 있습니다.
투자자 A씨는 증권사 직원을 믿고 주식청약을 맡겼다가 사기를 당했습니다.
타인 명의의 계좌에서 거래되던 A씨의 주식은 증권사 직원에 의해 매도됐고, 이 직원이 대금을 횡령 후 달아난 것입니다.
A씨가 입은 손실은 1억원. A씨는 직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하게 했다는 이유로 증권사 측에 배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씨가 직원을 신임하고 자신의 계좌를 맡긴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직원이 잠적해버린 상태에서 A씨의 주장만 믿고 피해액을 전부 보상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증권사 측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A씨는 억울하지만 투자금의 70%만 돌려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직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하게 한 것은 증권사 잘못이 맞지만, A씨가 타인에게 전적으로 일임매매를 맡긴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따라서 금감원은 증권사의 과실을 인정하는 한편 A씨의 과실도 30%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