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의원들의 뼈 있는 '덕담'…"지방국세청 더 노력해라"

본청과 서울, 중부지방국세청과 달리 상대적으로 경제상황이 열악한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질타성' 요구가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국세청 '역할'의 중요성을 재차 인식해 달라는 '덕담성' 요청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었다.

시각을 어디에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맥빠진 국정감사라는 평가도 나올 법한 대목. 다만 이들의 덕담성 요청에는 나름대로의 '뼈'가 담겨 있는 모습. 지방국세청의 세정집행 난맥상에 대해서는 눈 감고 넘어가지 않았다.

다시 말해 무조건적인(?) 덕담만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이날 대구정부종합청사에서 진행된 대구국세청 국정감사에 출석, "대구국세청의 세정지원 실적이 미미하다.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구국세청이 조금 더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당 류성걸 의원도 "대구의 창업관련 환경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라고 전제한 뒤 "예비창업자들이 세법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데 (지방국세청 차원에서)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고 이에 신세균 대구국세청장은 "누구든지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세금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활세금 교실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가이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세무조사 기한 연장 승인 건수를 보니 대구국세청이 다른 지방국세청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88%)으로 나타났다. 이를 너무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대구국세청장은 "관내 자동차 부품, 기계설비 등 업종이 많은데 유통과정에서 자료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세무조사는 조사기한 연장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 자료상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다른 지방국세청도 그렇지만 대구국세청도 매출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해 과도한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같은 시각(오후 2시) 광주정부종합청사에서 진행된 광주.대전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도 낙후된 호남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주국세청의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호남지역은 과세표준 2억원 초과 법인수가 4146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것을 비롯해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의 간이과세자 비율, 직권폐업 증가율, 근로빈곤가구 비율 등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줄이고 오히려 납세서비스를 강화해 세원을 육성하고 사업상 애로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가짜 석유 문제를 집중 거론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가짜 석유는 면세유 불법 유통, 가짜 세금계산서 발급 등 불법 유통망으로 인해 유통질서를 와해시키며 세금 탈루 등 건전한 세입 확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9월까지 광주국세청이 가짜석유 관련 23건을 조사해 조세범 처벌법에 근거해 7개 업체를 고발조치하는 등 전국에서 2010∼2012년 국세청이 적발한 전체 건수 83건, 추징세액 873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전국적인 징수율 18.5%로 추징액에 대한 고지를 했음에도 납부율이 극히 저조해 고발도 중요하지만 징수율을 높일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근로장려세제(EITC) 수급과 관련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정 단계에서 지방국세청 차원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특히 "2015년에 고령자 비중이 지금의 2배가 되는 등 근로장려금 수급자들이 많아진다. 수급자격을 갖추고도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