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 한은, 영세자영업자 지원한도 축소 왜?

한국은행의 영세자영업자 지원의지가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한은이 지난해 9월 고금리로 고통받는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을 15만명에게 지원하겠다던 장미빛 공언이 불과 1년만에 초라한 실적과 지원한도 축소로 이어진 부분이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것이다.

18일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9월 영세자영업자에게 5년간 1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가 불과 1년여 만에 5000억원으로 한도를 축소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한은이 당초 계획과는 달리 지난 8월 현재 지원 실적이 1140억원에 그치며 목표의 40% 수준에 그친 것도 모자라 지원한도를 5000억원으로 낮춘 것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물은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도덕적 해이로 갈까봐 걱정을 해서 제약을 강하게 하다보니 실적이 부진했는데 기존에 있는 대출을 싼 이자로 바꾸는 것은 안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실적 부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우 대출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타 금융기관을 포함해서 최근 3개월 내에 30일 이상 연체가 없어야 하는 등 제도 혜택을 받기 위한 문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급급하게 준비도 없이 시행하다 보니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실적이 적다고 한도를 줄일 것이 아니라 영세자영업자들이 고금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시중은행의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