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을 증여하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의 증여세 과세현황에 따르면 매년 증여세를 면제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체 증여세 납세대상자 중 과세미달자의 비율이 2004~2007년 46.7%에서 2008~2011년 53.9%로 7%p 증가했다.
또한 2004~2007년 증여세 과세미달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전체 증여재산가액(72조5000억원)의 15.6%였지만, 2008~2011년에는 27조원으로 전체 증여재산가액(109조3000억원)의 25.0%에 달했다.
특히 고액 증여자일수록 면제비율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증여자산가액을 규묘별로 살펴보면 1000만원 미만인 과세미달자는 2004~2007년 10만5015명에서 2008~2011년 14만5360명으로 증가한 반면, 5억~10억인 과세미달자는 2004~2007년 207명에서 2008~2011년 6290명으로 30배를 넘어섰다.
이 의원은 "고액자산을 증여하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통계를 통해 드러났다"면서 "실질적 평등의 원칙 실현이라는 상속· 증여세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에 증여세 공제 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회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증여세 공제 한도 증가는 부의 무상이전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영세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에 대한 세부담은 강화하면서 증여세 공제 한도를 늘리는 정부의 태도는 이중적"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