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형사처벌 수위 혐의 아냐"…'기관통보' 조치
현직 지방국세청장 불명예 중도 사퇴 '사상 초유'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과 관련,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사진)이 사의를 표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일 "송 서울국세청장이 인사권자인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송 서울국세청장은 지난 27일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사건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 국세청에 인사조치 등 기관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검찰수사 과정에서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구속수감)은 "현직 모 지방국세청장에게 골프, 룸싸롱 접대를 수차례 해왔고 종종 교통비 명목으로 현금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이 증언을 기초로 지난 27일 검찰은 본인 확인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송 서울국세청장은 신 부사장과 부적절한 골프회동 및 룸싸롱 접대 등 일부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과 함게 교통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현금을 수취한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
다만 금품수수 금액과 향응규모가 소소한 것으로 알려져 형사처벌까지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송 서울국세청장이 2006~2007년 당시 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장을 역임하면서, 세무조사 전반을 총괄 관리했다는 측면에서 사퇴이후 국세청 전체에 미칠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송 서울국세청장의 사퇴 자체가 조사대상 기업 핵심관계자와 세무조사 진행과정에서 골프, 룸싸롱 접대 등 부절적한 회동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송 서울국세청장 외에도 CJ그룹으로부터 장기적으로 골프회동 등 '관리'를 받은 현직 인사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7년 국세청을 뒤 흔들었던 세풍(稅風)사건 이후로 일부 국세청장을 제외하고 현직 지방국세청장급 이상 국세청 고위간부가 임기 도중 과거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나 불명예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현재 국세청 조직 전체는 충격에 휩싸인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송 서울국세청장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행동을 인정, 인사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 서울국세청장의 사퇴가) CJ 세무조사 무마 의혹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당장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송 서울국세청장은 수송동 국세청사 7층 집무실에 칩거한 채, 취재진의 사의표명 여부 확인요청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