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18일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여론조작을 시도했으며, 정권 홍보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예상된다.
진선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 2009년 2월 이후 약 한 달에 한번 꼴로 국정원장 주관으로 국정원의 각 단위 부서장과 지역 지부장들이 참석한 확대부서장회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광범위한 국내정치 개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全부서장 회의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베포해 국정원장이 크게 ▲여론조작을 시도하고 ▲소위, '종북·좌파' 단체에 대한 대응 및 공작을 지시했으며 ▲주요 국내정치 현안에 적극 개입하도록 하고 ▲정권의 전위부대로서 MB정부의 국정운영을 홍보하며▲4대강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접수된 제보에 의하면 이 회의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핵심적으로 지시·강조한 사항을 정리해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 게시판에 게재했다"며 "(이것은) 모든 국정원 직원들이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게끔 공개해 놓은 자료"라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게시글의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이 지난 대선에서 불법적으로 댓글을 달고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5차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례로 "2012년 5월 18일에는 '종북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며 국정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됨'이라고 지시한 내용과 11월 23일 '종북 세력들은 사이버 상에서 국정 폄훼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함'이라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정원이 지칭하는 소위 종북·좌파 세력은 어떠한 세력이며 이들에 대응하고 관리하기 위해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를 지적하면서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합법적인 단체들을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대응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진 의원은 "국정원이 민노총, 전교조와 같은 합법적 노동조합 단체들을 종북·좌파이자 국내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북한보다 이에 대한 대응을 더욱 중요하게 관리했다면 이는 너무도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국내정치 개입 사례로 세종시와 4대강 등의 국정현안을 실행하는데 직접 깊숙이 개입해, 사실상 정권의 전위부대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그 일례로 "2010년 4월 16일에는 노골적으로, '세종시·4대강 등 주요 현안에도 (국정)원이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대처해주기 바람'이라는 지시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이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정홍보원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라고 꼬집으며, "세종시, 한·미FTA 홍보, 4대강 사업 등의 성과 홍보" 등을 예시로 들었다.
진 의원은 "이 제보의 신빙성 여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토했다"며, "결정적인 것은 국정원의 답변"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0년 7월 심리전단이 보고했다는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 정보위 유인태 의원실이 이 자료를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요구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해 국정원의 답변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4조(공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서류의 제출)를 근거로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이 요구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통상 정부는 '요구하신 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제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을 하는데 반해, 이 경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을 들어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며 "이는 '자료는 존재하지만 공무상 비밀이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심리전단의 보고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며, 제보의 내용도 사실이라는 결론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7일 여야 간 합의된 정부조직법 협상에 국정원에 대한 검찰조사가 끝난 후 국정조사를 하도록 한 내용에 이날 밝힌 제보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이를 통해서 국정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보기관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이익에 공헌하고,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국가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여야 간 합의한 국회 운영관련 합의 사항에 '제18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제기된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완료된 즉시 관련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