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비외감 대상기업을 대상으로 한 간편하고 실효성 있는 간소한 회계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13일 오후 2시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중소회사회계기준 제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황윤성 법무부 법무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소개할 중소회사회계기준이 정말 간편성이 보장되고 명확한 회계기준이 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소회사회계기준'은 비상장사이면서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회계기준을 적용하는데 있어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이해 및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기업회계기준 내용을 대폭 단순화한 것이다.
새 기준안은 총 56조, 부칙 3조, 별지서식(재무제표 양식)으로 구성돼 A4 용지 기준 총 29페이지 분량으로 일반기업회계기준의 13분의 1로 대폭 간소화 됐다.
이와 관련해 각 업계 이해관계자들은 토론회를 통해 해당 기준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 및 건의사항을 펼쳤다. 대체적으로 회계업계에선 새 기준안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인 가운데 세무업계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는 "중소회사회계기준이 회계투명성과 회계정보만을 강조하면서 간편하고 실효성 있는 회계기준의 제정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고 판단된다"며 "중소회사회계기준이 감사인들을 위한 것인지 중소기업을 위한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 이사는 "세법기준을 인정했다고 하지만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승준 한국회계기준원 심의위원은 중소회사의 현실을 감안하고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 56개 조문으로 구성해 군살을 대폭 줄였고 발생빈도가 높지 않은 거래와 관련 내용은 과감히 배제하는 등 회계이론상의 적정성을 일부 양보했다"며 "회계 이론적으로는 미흡하더라도 세법상의 방법을 일정부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회사회계기준'이라는 명칭이 다소 생소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복희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회사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법 이용자 측면에서 볼 때 중소기업회계기준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건의했다.
김홍식 금융위원회 회계총괄팀장은 "회계의 목적은 결국 정보이용자들을 위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라며 "중소기업들도 회계투명성에 대한 인식전환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회계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회계자문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용 회계기준 마련을 추진한 법무부는 금융위, 중소기업청 등과 협의를 거쳐 빠르면 내년 초 중소기업회계기준안을 고시 하고 1~2년 정도의 유예를 둔 후 시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