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3년 동안 국민들에게 잘못 부과한 세금만 총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부당과세를 증명하기 위해 세무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납세자들은 국세청의 잘못으로 220억원 이상의 세무사 수임료를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6일 경기도 수원시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열린 서울·중부국세청 국정감사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3년간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 처리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김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과세전적부심사 처리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09년 5270억원(2092건), 2010년 9928억원(2178건), 2011년 7752억원(1764건) 등 지난 3년 동안 총 2조2950억원을 부당과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국세청별로 부당과세 금액을 분석한 결과 이날 국정감사를 받은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의 경우 세수 비중이 큰 법인세와 소득세에서 부당과세 건수와 금액이 상당했다.
서울·중부지방국세청의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의 과세전적부심사 처리 결과 평균 10건 중 4건이 부당과세로 판결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세 350억원(252건), 소득세 327억원(385건) 등을 과다 부과했다. 중부지방국세청도 지난 3년 동안 법인세 202억원(169건), 소득세 240억원(342건) 등을 잘못 과세했다.
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별 부당과세 비율을 살펴본 결과 법인세의 경우 동작세무서가 85.7%로 가장 높았고, 동안양세무서가 75%로 뒤를 이었다.
소득세 부당과세 비율은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금천세무서 53.3%, 종로세무서 51.6% 등으로 높았다. 중부지방국세청에서는 파주세무서 52.8%, 동수원세무서 5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세청의 잘못된 세금 부과로 애꿎은 납세자들이 상당한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납세자들의 경우 국세청의 부당과세에 대응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세무사를 선임하고 비싼 수임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과세전적부심사의 경우 세무사들이 채택된 금액의 약 20% 가량을 수임료로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최근 3년 동안 총 2조2950억원에 달하는 국세청 부당과세로 납세자들이 부담한 세무사 수임료를 환산한 결과, 서울·중부지방국세청 관할 수도권 납세자들이 세무사들에게 지불한 수임료만 223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한편 전국 6개 지방국세청 중에서 부당과세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서울·중부 2개 지방청은 국세 행정소송 패소율도 상당히 높았다.
서울청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조세행정소송 평균 패소율이 18.6%에 달했고, 중부청도 7.2%의 패소율을 기록했다.
대전·광주·대구·부산 등 4개 지방국세청의 평균 패소율 3.8%와 비교하면 서울지방국세청의 패소율은 5배에 달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자연스레 변호사 수임료, 인지대. 송달료 등 국가에서 부담할 패소비용도 증가한다. 서울청과 중부청이 각각 지난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부담한 패소비용만 49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국세청이 잘못 부과한 세금 때문에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세무사 수임료까지 부담하는 이중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부당과세가 계속되면 국민들은 부과된 세금에 항상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으므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세청은 행정소송 패소율이 높고 빈번한 쟁송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 혹시 무리한 행정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투명하게 개선해 국민 모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공정한 국세행정 수립을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