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을 두고 금융감독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IFRS가 전체 상장회사 및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시행된 가운데, 기업의 분식회계 등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은 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당초 IFRS 도입 시점에 영업이익 산정 기준을 명확히 했다면 부실기업의 악용 사례나 투자자 혼란 등의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뒤늦게 금감원은 종전의 영업이익 산출 방식으로 변경했는데 IFRS 도입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가 제기된 뒤 대응이 늦었다"고 말했다.
IFRS에서는 영업이익 산정 기준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산출하며 기업 간 비교가 어려운 탓에 투자자 등 정보 이용자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또한 코스닥 규정에 따라 영업 손실이 4년 연속 발생하면 관리종목, 5년 연속 발생하면 상장폐지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상당수 부실기업들이 IFRS를 악용한 사례도 잇따랐다.
실제로 9월말 현재 코스닥 상장기업에서 영업 손실로 관리종목에 지정될 기업은 총 57개사였는데, 이 중 16개사는 영업이익을 자의적으로 산정해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의원은 "미국과 일본이 IFRS 도입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IFRS 규정이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엄격한 조치보다는 기업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기업의 이해도 증대를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IFRS 조기 정착을 위해 금감원의 분식회계 감독은 뒷전이었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유일호 의원(새누리당)은 "금감원이 IFRS 조기 정착을 위해 감리 대상 기업을 줄인 것은 분식회계 한 기업을 적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생각된다"며 "감리 대상 선정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막기 위해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