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大혼란'…"양도·취득세 감면 9월30일부터?"

국회 상임위 '법안 통과일' 이후 시행
당·정 "9월30일 이후 거래분부터 잠정 확정"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고자 연말까지 취득한 미분양주택 등에 대해 양도세 및 취득세를 감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택시장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기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확실히 못박은 반면, 감면혜택이 시작되는 적용시점을 불분명하게 정해 주택 구입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감면혜택을 받을 경우 향후 5년 안에 주택을 팔면 양도세를 100% 비과세 받을 수 있고, 당장 수 백만원이 넘는 취득세 부담도 절반으로 줄지만, 법안 시행일과 계약일 사이의 며칠 차이로 세금을 전액 납부해야할 처지도 될 수 있어 주택 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미분양 주택 등에 대한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 방안을 담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8.5조원＋α)'를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발표 당시 양도세 및 취득세 적용대상 및 기한을 올해 연말까지 거래한 주택 등으로 명확히 한정했지만, 감면혜택이 시작되는 적용시점은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일 이후 취득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빠르면 9월 하순부터 늦어도 10월초 안에 국회 상임위 통과를 추진, 곧바로 시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정기국회에 입법예고 중인 2012년 세법개정안과 별도로 의원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의결을 추진, 신속한 부동산 거래세 감면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양도세·취득세 감면 방안 발표 이후 주택시장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더 커지고 있다. 감면혜택이 적용되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주택 실수요자들이 언제 집을 사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양도세의 경우 계약시점을, 취득세의 경우 잔금청산일을 기준으로 감면혜택을 적용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계약을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수 백만원이 넘는 취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잔금청산일을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어, 내지 않아도 될 연체이자까지 물며 취득세 적용시점을 기다리는 입주자들도 있다.

오는 10월2일 입주할 아파트의 잔금을 치르기로 한 A씨는 "정부가 취득세 감면을 9월말부터 10월초 중에 시행한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잔금청산일보다 늦게 시행돼 취득세를 내야할까봐 걱정된다"며 "빨리 국회에서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아파트 잔금 납부일을 미루고 있는 B씨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취득세 감면 시점이 모호해 잔금 납부를 미루는 상황"이라며 "연체이자까지 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한편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부동산 거래세 감면을 시행하려는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 11일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정 협의를 거쳐 마련된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혜택 적용시점을 9월30일 거래분부터로 설정했다.

양도세 감면은 9월30일 이후 계약한 미분양주택부터, 취득세 인하 방안의 경우 9월30일부터 연말까지 잔금을 청산한 주택에 한해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 결정에 따라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시점이 9월30일보다 조금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등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세금의 감세를 반대하는 야당과 지방세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에 따라 법안의 상임위 통과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단 새누리당과 합의해 신속한 거래세 감면을 추진하고, 이달 안에 시행하기 위해 9월30일로 적용시점을 잠정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상임위 통과 시점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야당의 반대나 지자체 반발로 상임위 통과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빠른 시행을 추진하겠지만 주택을 사려는 국민들은 이 달 말까지 상임위 통과 여부에 관심을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