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등 노후자산관리 중요성 부각
은퇴준비 걸음마 단계…조기 은퇴전략 중요 
의료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 등으로 기대수명이 100세 전후로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정년은 55세이며, 60세 이후 국민연금을 받게 되더라도 상당기간 인생후반기 보릿고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가 7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은퇴세대의 노후자산 관리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은퇴 이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금융권에서는 은퇴시장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내놓고 은퇴설계를 도와주는 등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더구나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제도 대신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적립토록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오는 7월 시행되면 은퇴시장 규모는 7배 이상 커지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고 보면, 은퇴시장을 놓고 금융권에서 벌이는 격전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조세일보는 100세 시대를 맞아 한껏 달아오른 은퇴시장을 조명하며 올바른 은퇴준비법 등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 국민연금 안전판 '흔들'…당신의 해법은? = 국민연금의 고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노후를 지탱할 안전판의 위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지난 2008년에 추정했던 2060년보다 11년 빠른 2049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은퇴자산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하게 구성되지만 그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국민연금이기에 은퇴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또 기대수명이 100세로 늘어났음에도 대다수 기업의 평균 은퇴연령은 55세이다. 반면 국민연금 수령은 만 60세부터 가능한데 그나마도 조만간 61세 이후 수령으로 바뀌고, 오는 2033년부터는 65세로 늦춰진다.
이 때문에 은퇴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소득이 없이 소비를 이어가야 한다는 불안감도 상당하다.
신한은행 은퇴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한국 가계가 노후를 위해 준비한 은퇴 금융자산은 개인연금 155조원, 퇴직연금 45조원을 합한 200조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개인 금융자산이 2120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에서 은퇴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0%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그에 따른 노후준비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 나에게 맞는 은퇴전략은? = 은퇴 이후 어느 정도 수준까지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개인에 따라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보통 퇴직 전 소득의 60~70% 이상을 유지해야 은퇴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은퇴자금 포트폴리오가 연금과 예적금 등 안전자산과 부동산에 쏠려 있는 현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퇴직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 만 55세 이후에 반드시 연금으로만 수령해야 하고 근로자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맹점이 있다. 또 개인연금은 5년 이내 해지시 납입원금의 2.2%를 해지 가산세로 내야 한다.
예금금리가 4%대에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저축을 할수록 자산의 순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더불어 부동산 불패 신화가 허물어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붕괴되고 단독주택의 자산가치가 바닥에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에 집중된 은퇴자산은 독이 될 수 있다.
윤청우 하나은행 리테일사업부 제휴상품팀 차장은 "은퇴준비가 연금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은퇴자산을 모두 연금화하는 것은 투자기간, 수익률, 유동성, 세제측면에서 불편하다"고 충고한다.
은퇴자산이 인플레이션과 장수위험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수익률과 세제혜택 등을 고려한 균형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은 은퇴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은퇴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며 "예를 들어 하나의 상품에 1000만원을 넣는 것보다 10개의 상품에 100만원씩 분산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고려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과 함께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조기준비다.
미국 투자연구소 '슈왑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에 노후대비 저축을 시작하면 한 해 수입의 10~15%만 저축해도 은퇴 후에 이전과 비슷한 생활수준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30대에 시작하면 수입의 15~25%, 40대 초반에 시작하면 25~35%를 저축해야 한다.
이는 은퇴준비를 위한 조기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한 은퇴전략의 시작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