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최 대행 ‘헌법재판관 2인 임명’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강유정 “우 의장, 내일 권한쟁의심판 청구할 것으로 알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 측에서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 의장 측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을 심의해 선출할 권리를 침해당한 게 명백한 만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은 국회의 몫으로, 헌법재판소 구성에 참여할 국회의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 권한대행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 중 2명만 임명한 데 대해서 "이건 민주당의 대응이라기보다는 입법권 침해"라며 "국회의장께서 내일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26일 본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에 해당하는 헌법재판관 3인 중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정계선 후보자 및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를 선출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여야 합의'를 종용하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자, 국회는 이튿날 본회의에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권한대행 차순위였던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의 열쇠를 쥐게 된 상황이었다.

최 대행은 지난 3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여·야 간 합의가 있는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는 즉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임명을 보류했다.

그러자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최 대행이 선출된 권력인 국회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건의했다"며 "이건 입법권에 대한 아주 심각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국회가 선출한 3명의 헌법재판관 중 최 대행이 2명만 임명한 데 대해서 "절충할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