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부(富)의 대물림을 막고, 소득·재산의 재분배를 통한 공평사회를 구현코자 불로소득에 해당하는 상속 및 증여 재산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한다.
거주자의 경우 상속 또는 증여 받은 재산으로서 금전으로 환산 가능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권리에 대해 최대 50%의 고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만 아무리 국가가 납세자에게 철저히 부과·징수하는 세금이라도 '에누리' 한푼 없는 장사는 없다.
흔한 예로 소득세의 경우 매년 근로자들에게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이 돌아가듯, 상속·증여세 납세의무자도 일정 범위의 상속·증여재산 금액을 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공제받을 수 있다.
특히 상속·증여 행위의 특성상 가족 또는 친척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현행 세법에서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친족 사이의 상속·증여에 대해 상당 금액의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증여세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은 재산은 6억원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3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 ▲친족으로부터 증여받은 경우 500만원 등 증여자에 따라 일정 금액이 과세가액에서 공제된다.
하지만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아무런 대가 없이 금전 또는 재산을 주고받는 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듯,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증여 행위가 가족 또는 친지 사이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세법에서도 증여를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거나, 기여에 의해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이라 정의한다.
증여세 과세 대상을 가족이나 친척 사이에서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한정하지 않아, 친구 또는 혈족이 아닌 타인 사이에서 이뤄지는 증여에 대해서도 세금이 칼같이 과세되는 구조다.
그러나 친구 등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 사이의 증여 행위에 대해서는 가족·친족 등과 달리 증여재산 공제혜택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현행 세법에 따라 증여재산의 합계액에서 각종 공제를 차감해 계산된 과세표준이 50만원 미만(과세최저한)인 경우에는 증여세가 한푼도 부과되지 않는다.
친구 사이는 물론 가족 또는 친족이 아닌 타인 사이에서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하더라도 과세표준이 5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국세청은 "배우자, 직계존비속, 친족 등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에는 최대 6억원의 증여재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증여자가 친족 등이 아닌 경우 공제혜택은 적용되지 않지만, 과세표준이 50만원 미만이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