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제46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김영훈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합격수기를 쓰자니 조금은 쑥스럽습니다만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는 수험생 여러분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렇게 수기를 씁니다.
◆공부의 시작에서 합격하기까지
1. 26살, 수험생활 스타트!
군 제대 후 막연하게 일상생활을 즐기던 저에게 학교 선배들과 동기들의 합격 소식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주변에서 공부하는 친구들도 저에게 공인회계사 시험 공부를 권했고,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동기들의 도움으로 공부하는 방법과 노하우를 조금씩 배워나갔습니다.
2. 어려워진 가정 형편 "아르바이트와 공부는 병행이 가능할까?"
군 제대 후 생각지도 않게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지만 그래도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는 놓지 않았습니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다 해봤지만 제가 해본 아르바이트 중 공부와 가장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학교 단과대 도서관 관리직이었습니다. 독서실 총무 같다고 봐야 하나요?
도서관 열람시간을 제가 어느 정도 조정할 수는 있었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도서관 문을 열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도서관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저 자신을 공부환경에서 항상 떨어지지 않게 한 훌륭한 시험준비 수단이었습니다.
도서관 관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도 벌면서 공부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기회였습니다.
혹시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맞닥뜨린 수험생이 계시다면 독서실 총무직과 같은 아르바이트를 권합니다.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는 그만한 자리가 없더군요.
3. 알량한 자만과 방심이 부른 2차 시험 결과…'5과목' 모두 유예
천신만고 끝에 2009년 회계사 1차 시험을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제 실력이 모자랐던 것은 물론 공부 시간 부족으로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해 결국 2차 시험 5과목 모두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부분합격제도가 시행되는 회계사 2차 시험에서 5과목 모두 유예된 저는 다음 해 2010년 1차 시험을 다시 신청했고 이에 재합격했습니다.
저는 1차 공부를 독학으로 했기에 수험생 여러분께 저의 공부 방법을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공부방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겠지만 제 경우 2010년 1차 시험을 다시 준비했을 때는 세무회계, 재무회계, 재무관리 과목은 2차 연습서 위주로 공부했고, 상법과 경제학은 해가 바뀌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 5과목 유예생인 수험생이 1차 시험에 다시 응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신다면 저는 1차 재응시를 권합니다.
4. 2011년, '꿈'을 이루다!
지난해 2차 시험을 다시 치르고 일단 3과목에 합격, 올해 나머지 2과목을 통과한 저는 남들보다 좀 더 긴 길을 왔지만 드디어 꿈을 이루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도 공부하겠다는 의지만 놓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과목별 공부 방법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는 공부 방법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수험생 여러분은 본인의 계획에 있어 참고 정도로만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1. 1차 시험
(1) 경영학
일단 경영학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암기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영학에는 일반경영학과 재무관리가 같이 나오죠.
경영학을 봐야하는 1차 수험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재무관리를 잘하는 수험생과 그렇지 않은 수험생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대부분 3차생에 해당되는 경우로 상대적으로 경영학에 대한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재무관리를 잘 못하는 수험생의 경우 일반경영학으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강할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
재무관리를 잘하면 일반경영학에 부담이 없겠죠. 하지만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은 일반경영학으로 승부를 보려면 1차 합격 후 동차생 때 좀 힘들어지니 동차를 생각하고 계신 수험생들은 이 방법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처음 1차를 볼 때 김윤상 선생님의 학교 특강을 들었으며, 2010년에는 일일특강을 듣고 이때 받은 자료를 활용해 공부했습니다.
(2) 경제
저는 혼자서 <정병열 저- 경제학연습(미시, 거시)>을 계속적으로 반복해 공부했습니다.
모자라는 부분은 설날 일일특강을 신청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수험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2010년 1차 시험을 다시 봤을 때는 <김판기 저- 다이어트경제학>을 수회독 했습니다.
(3) 상법
상법은 1차를 준비하시는 수험생들 모두에게 전략과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들 상법은 잘 하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 처음 1차를 볼 경우에는 <김학묵저 상법강의>를 혼자서 수회독했으나 이 방법 역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강의를 들으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0년 시험을 치를 당시 회독수를 올리려고 제일 얇은 <오수철저 상법>을 구입해 여러 번 봤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공부 방법은 위험할 수 있으니 여러분 각자가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4) 회계학
여러분의 최종목표는 공인회계사입니다. 공인회계사는 물론 회계학이 제일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재무회계의 경우 1차와 2차 시험 간의 연관성이 가장 큰 과목입니다. 공부를 시작하실 때 재무회계의 큰 틀을 잡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차 준비를 하면서 재무회계의 전반적인 흐름과 개념을 확립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원가관리회계의 경우 1차와 2차의 체감 난이도가 가장 차이나는 과목이므로, 처음 공부할 때부터 개념을 확실히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세법
1차 시험의 가장 큰 고비는 세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범위와 양이 모든 과목 중에 가장 광범위하며, 암기는 물론 계산식도 적용해야하는 상당히 까다로운 과목입니다.
그리고 회계학처럼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며 각 세목마다 과세 체계가 상이해 세법의 큰 틀을 세우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과목입니다.
상법과 경제학을 공부하기 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기에 충분히 세법을 공부해 두시길 권장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세법개론에 크게 집착하지 마시고 2회독 혹은 3회독 이후 세무회계를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차 시험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2. 2차 시험
2차 시험은 1차 시험과는 다르게 부분 합격제도가 도입돼 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개인적인 역량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동차를 노리는 분들도 계시고 아니면 동차를 포기하고 일부 과목을 타깃으로 삼아 공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차를 염두에 두며 5과목 모두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동차 때 버린 과목은 유예 때 공부하기가 힘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예생 여러분께서는 각자의 공부 방법이 있을 것이기에 저는 주로 동차생 여러분에게 추천사항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이 글을 진행하겠습니다.
(1) 재무회계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1차와 2차와의 연계가 가장 큰 과목입니다. 그리고 동차생들이 유예생들과 가장 경쟁해볼 만한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여러 권의 책을 보았지만 시간이 촉박한 수험생들에게는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여러 문제를 접하기보다는 각 챕터별 유형을 정리해 적은 수의 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저는 김영덕, 김기동, 강경보 선생님의 책을 봤습니다.
(2) 원가관리회계
동차생 여러분의 가장 큰 벽이라고 생각되는 원가관리회계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의 난이도에 가장 괴리가 큰 과목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별 규모도 가장 클 뿐 아니라 처음 접해보는 문제일 경우 풀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중에 있는 다양한 문제를 최대한 섭렵하는 것이지만, 동차생이나 과목수가 많이 남은 유예생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기에 차선책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우선 자신의 원가관리 실력과 이해 능력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실력이 어느 정도 쌓였거나 원가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김용남 선생님의 2차 강의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원가관리에 대한 체계가 아직 부족하고 이해도가 딱히 뛰어나다고 생각되지 않는 분이라면 이승근 선생님이나 임세진 선생님의 강의로 기본 체계를 잡기를 추천합니다.
원가관리회계 과목은 혼자 공부하기에 가장 힘든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스터디를 결성해 매일 5~6개의 문제를 풀며 효과를 봤습니다. 혼자 공부하면 벅찰 수도 있으니 스터디나 혹은 여유가 있는 분들은 GS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3) 세법
세법은 그 양이 실로 방대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석진 내용까지 모두 끌고 가려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법인세의 경우 문제가 분할돼 출제되므로 세무회계책으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소득세법이나 부가가치세법은 종합문제 스타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한 문제에 배점도 큰 편이죠.
그리고 질문이 최종으로 세액을 계산하게 만드는 스타일의 문제가 많습니다. 세무회계를 2회독 정도 하신 후 소득세법이나 부가가치세법은 종합문제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4) 재무관리
유예생과 동차생의 실력차이가 가장 큰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동차생들이 힘들어하는 과목이며, 특히나 1차 시험을 전략적으로 통과한 학생들에게는 가장 큰 벽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큰 과목입니다.
저도 동차 시절 재무관리를 공부하려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일단 재무관리 강의를 들으실 때 이해하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리고 문제를 눈으로 푸셔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직접 손으로 푸셔야 자기 실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영우, 김종길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연습서를 풀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수험생 분들은 한 선생님의 이론으로 쭉 푸시길 권장합니다.
(5) 회계감사
공부해야 할 범위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점수의 변동성은 원가관리회계만큼이나 큰 과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동차에 패스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계감사에 대해 제가 추천할 만한 방법은 딱히 없습니다. 단지 조언이 있다면 스터디 가이드를 꼼꼼히 외우시고 실전에서 맞닥뜨릴 생소한 사례형 문제에 절대 겁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글재주가 부족해 제가 전하고자 했던 바가 여러분께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글을 읽고 공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오늘도 자신의 꿈을 위해 힘든 수험생활을 버텨내시는 예비 회계사님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여러분의 노력은 반드시 '합격'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돌아올 것입니다.
◆감사하는 분들
우선 못난 저를 끝까지 믿어주시고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제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진심으로 저를 챙겨주신 서상호, 은창기,윤상원, 전상진, 이창림, 추현종 형님, 정재현, 백경엽, 김노창 박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준 장은석, 차지원, 이은빈, 임병웅, 조정익, 윤상효, 지승진, 박현서, 서영민 등 수많은 동기와 저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준 김춘택, 이동철, 김성호, 최영록, 노종진, 김우성, 김기석, 박동수 등 후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학창 시절부터 저를 지켜보며 항상 격려해준 권인근, 김경섭, 김의중, 박인천, 서종화, 서재우, 이영준, 이승진, 정의석(정경미), 최수원, 차수지 등 고향 친구들도 고맙습니다.
이번에 같이 입사한 회사 동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정신적 멘토였던 성유림 양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도서
-재무회계: 김영덕 <객관식 재무회계, 재무회계연습>, 김기동 <재무회계 연습>
-원가관리회계 : 김용남 <원가관리회계, 원가관리회계연습>
-세 법: 임상엽 외 1인 <세법개론>, 이승철 외 1인<객관식 세법, 세무회계연습>, 강경태 <세무회계 리뷰>
-재무관리: 이영우 <고급재무관리연습>, 김종길<재무관리연습>
-회계감사: 권오상 <회계감사 스터디가이드>
-경제학: 정병열 <경제학연습(미시, 거시)>
-상 법: 김혁붕 <상법신강>, 김학묵 <상법강의>
-일반경영: 김윤상 <핵심경영학연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