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두고 금융당국이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가계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대출상환 허덕인다면 빚부터 먼저 갚아라"
"여윳돈 부족? 고금리 금융상품 비중 높여야"
올해 금융시장의 핵심이슈 중 하나는 바로 '빚 줄이기'다. 정부는 800조원에 달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현재 5% 수준인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5년 내 30%까지 늘리는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빚 문제에 봉착했다면, 우선 빚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구분해 서로 다른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 월 소득 40% 대출상환에 쏟아붓는다면?-"원금부터 갚자" = 이미 대출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계획이 있다면 대출상환을 중심으로 재테크 전략을 짜야한다.
김명신 신한은행 도곡센터 PB팀장은 "대출금이 있는 경우 코픽스(대출잔액에 따라 금리가 변경)금리 등이 적용되는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대출상환 금액이 월 소득의 40%를 넘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원금상환 시기를 앞당기거나 상환비중을 늘리는 포트폴리오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소득의 규모나 대출기간에 따라 유리한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고정금리는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보다 이자부담이 크지만 정부의 유도정책으로 각종 세제혜택 등을 볼 수 있다.
주택구입을 위해 장기대출을 받는 경우 1000만원이었던 기존의 소득공제 한도는 고정금리 1500만원, 변동금리 500만원으로 변경된다.
또한 대출이자에 대한 세율은 현행 연소득이 4600만원 미만인 경우 15%, 4600~8800만원인 경우 24%, 8800만원 이상인 경우 35%가 적용되는데, 고소득자의 경우 소득공제로 돌려받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고정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낮아 저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 "적은 여윳돈, 펀드·ELS·ELD 등에 투자하라" = 대출상환에 치중하다보면 목돈마련을 할 여윳돈이 적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 등을 해지하고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비중을 높이는 포트폴리오 전략 선택을 고려해 볼만 하다.
김 팀장은 "최근 해외펀드 수익률은 좋지 않은 편이지만 중국과 러시아펀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최소 2개 이상의 적립식펀드에 가입하고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의 비중을 6대4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자산의 5% 정도를 금 실물이나 금 예금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전략"이라며 "최근 금 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기대수익률이 여전히 연 15~20%대로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여윳돈이 마련되면 연 4%대의 정기예금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10%의 ELS(주가연계증권)나 ELD(주가연계예금)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김 팀장은 "국내나 중국주식의 가격변동에 따르는 ELS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며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경우에는 원금보장이 되는 ELD를 선호하고 있다"고 추천했다.
만일 안전한 정기예금에 꼭 가입하고 싶다면 가입시기를 다소 늦추는 것이 좋다. 정부의 물가상승 완화정책이 효과를 보이게 되면 예금금리와 물가상승률이 뒤바뀌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
김 팀장은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늦게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이자를 늘리는 데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