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논란으로 전국이 한창 들썩거린다.
정부가 지난 3월 22일 부동산 대책으로 지방세인 취득세의 50% 감면책(9억원 이하 1주택자 2%→1%, 9억원 초과 및 다주택자 4%→2%)을 내 놓자, 세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반기를 들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양쪽의 찬반 논란에 집을 살 사람들은 과연 취득세가 인하될 것인지 여부에 온통 관심을 집중시켰고, 그 덕에 한동안 부동산 거래시장이 얼어붙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당정-지자체 회동 이후 세입감소분을 정부가 전액 보전하기로 합의한데 이어 야당의 동의까지 구하면서 논란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번 논란의 과정에서 가장 마음을 졸인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발표 이후 집을 샀거나 살 사람들이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취득세율을 50% 인하한다고는 했지만, 실제 세율이 인하되기 위해서는 법개정이 필요한데, 국회에서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집을 사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일부에서는 매매 잔금 날짜를 늦춰달라는 실랑이까지 벌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
현재 취득세 감면 시점은 정책발표 시점으로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만약 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 5월부터 시행된다면 5월부터 집을 사는 사람만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책 발표시점인 3월 22일 이후에 집을 산 사람들까지도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실 세법을 '소급적용' 하는 것은 '소급과세 금지의 원칙'을 세워 금지하고 있다.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4월 1일부터 배우자간 증여재산 공제한도가 축소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3월 31일에 증여된 재산에 대해서는 종전에 공제한도로 공제한 후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다.
때문에 소급과세는 법정분쟁까지 이어지는 등 항상 논란이 돼 왔다.
다만 세법에서 정한 소급과세 금지의 원칙에도 예외가 있는데, 바로 납세자에게 유리한 소급은 예측가능성을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인정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고용증대세액 공제제도가 국회 통과지연으로 법 시행 1주일여 전부터 소급적용 됐고, 이번 취득세 감면대책도 국회 통과가 된다면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그러나 납세자에게 유리한 내용이라고 해서 취득세 감면의 소급적용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 어디까지나 법 개정은 정치인들이 모인 국회의 입법권한이고, 아직도 취득세 감면을 위한 법 개정안의 윤곽조차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서 소급적용의 시기를 공언하지 않는 것도 이런 국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소급적용이 반드시 납세자에게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급적용이 되기 전인 올 1월 1일부터 3월 21일까지 집을 산 사람들은 몇달에서 적게는 며칠 차이로 남들보다 두배에 달하는 세금을 이미 부담했고, 환급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득세 논란에서 가장 마음 아픈 사람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