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잘못 대응하면 더 깊이 빠진다

검도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큰 고심에 빠졌다.  사실 검도장 운영비의 대부분은 사무실 임차료, 인테리어 설치비 등 고정비로 구성되어 있어 월회비로 운영비를 충당하는데  최근 불황으로 인하여 체육관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인테리어 설치비를 회수하고 건물임차료, 차량유지비 및 인건비를 충당하려면 평균 월회원비를 90,000으로 할 경우 적정회원수는 100여명 이지만 불황으로 인하여 20여명 정도의 회원이 줄어들 예정이다.

따라서,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월회원비를 올려야 하지만 회원비를 올릴 경우 추가적인 이탈에 우려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회원비를 상승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만약 회원의 추가이탈이 없다면 기존의 수익을 달성하겠지만 다른 체육관과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되어 회원의 추가이탈이 발생한다면 또 다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손실을 보전하게 위해서 또 다시 회원비를 올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수요의 하향악순환이라 한다.

※수요의 하향악순환(downward demand spiral)

1. 의 의
기업이 불황이나 가격경쟁력의 약화로 인하여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 원가를 회수하기 위하여 가격을 상승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더 저하되어 지속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2. 사례 연구

(주)조세는 일회용 종이컵을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다. 종이컵의 변동제조원가는 컵당 3원이며 고정제조원가는 연간 1,000,000원이 발생한다. 현재 경쟁사의 시장가격은 컵당 5원이다.

1 stage
연간 생산량이 1,000,000개로 예상하여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면 컵당 4원(3원의 변동제조원가와 1*¹원의 고정제조원가)가 될 것이다.
*¹ 1,000,000원÷1,000,000개=1원/컵

2 stage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어 판매량 감소에 따라 생산량이 500,000개로 감소하였다. 연간 500,000개를 기준으로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면 컵당 5원(3원의 변동제조원가와 2원*²의 고정제조원가)가 될 것이다.
*² 1,000,000원÷500,000개=2원/컵

3 stage
가격 경쟁력이 다시 저하되어 판매량이 감소하여 생산량이 200,000로 감소하였다. 연간 200,000개를 기준으로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면 컵당 8원(3원의 변동제조원가와 5원*³의 고정제조원가)가 될 것이다.
*³ 1,000,000원÷200,000개=5원/컵

위의 상황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예상판매수량에서 고정제조원가가 컵당 총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즉, 고정제조원가를 실제생산량을 기준으로 제품원가에 배부하면 수요의 하향악순환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는 비부가가치 고정제조원가를 절감하거나 고정제조원가를 실제생산량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대생산량(실행가능생산량)을 기준으로 배부하여 컵당 제조원가를 줄이는 것이다.

[엄윤의 원가 묘수풀이]

일반적으로 가격은 제품원가를 근거로 산출된다. 기업이 계속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제품생산에 따른 변동비뿐만 아니라 초기설비투자에 대한 고정비도 제품판매를 통하여 회수하여야 하는데 고정비(fixed costs)란 조업도(생산량)의 변동과 관계없이 원가총액이 변동하지 않고 일정하게 발생하는 원가를 말한다. 예컨대, 공장건물이나 기계장치에 대한 감가상각비, 보험료, 재산세, 임차료 등을 들 수 있으며 경영자의 임의로 감소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기초고정비와 재량고정비로 구별된다.

기초고정비(committed fixed costs)는 현재의 조업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원가로서 기업의 공장, 기계설비 및 조직구조 등과 관련된 원가로써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현재의 조업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관련되기 때문에 설비원가(capacity costs)라고도 한다.

반면에 재량고정비(discretionary fixed costs)는 현재의 조업도수준을 유지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매년마다 일정한 금액으로 결정되는 원가를 말하며 광고선전비와 연구개발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재량고정비는 현재의 조업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원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금액이 결정된다.

이러한 고정비는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여 제품에 배부되어 제품원가를 구성하며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원가는 낮아진다. 왜냐하면 고정비는 제품 1단위 생산하든지, 1,000단위 생산하든지 총액이 일정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작아지게 되고 생산량이 감소하면 단위당 고정비는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제품원가 또한 상승하게 된다. 수요의 하향 악순환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 것으로 제품판매량이 감소하게 되면 기업은 제품생산량을 줄이게 되고 또 다시 제품원가는 상승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경쟁업체에 비하여 가격경쟁력이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고정비를 제품에 배부할 때 실제생산량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상조업도를 기준으로 배부하는 방법과 둘째는 불황이 예상될 경우 가급적 설비투자규모를 줄이고 원가구조를 고정비에서 변동비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변화의 시대이다. 최근 급변하는 경제환경을 보면 미래를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에 따라 수시로 대응전략을 바꾸는 것 또한 그다지 합리적인 태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려울수록 기업의 비젼에 맞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변화에 따른 적절한 행동대안을 발견하고 선택한다면 이러한 변화가 위기가 아닌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